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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유승민 “지도자 데뷔전 AG, 욕심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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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유승민 “지도자 데뷔전 AG, 욕심 큽니다” 유승민 남자 탁구대표팀 코치[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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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유승민(32·삼성생명)은 지난 2일 남자 탁구대표팀 신임코치로 태릉선수촌에 복귀했다.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남자 탁구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유승민은 “대표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다음달로 계획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USC대학 어학연수도 미뤘다.

유승민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직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해 줄곧 독일에 머물렀다. 프로리그가 활성화돼 있는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탁구 행정가로서의 진로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달 2일 한국에서의 활동을 위해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올 초 귀국을 결심한 유승민은 임대선수로 뛰던 독일 프로탁구단 옥센하우젠의 재계약 요청도 지난 2월 말 정리를 마쳤다.

대한탁구협회로부터 대표팀 코치직을 제안받은 건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 대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12일이었다. 지도자로서 경력이 전혀 없던 유승민에게는 뜻밖의 제안이었다. 당초 유승민은 어학연수를 다녀와 탁구협회 국제업무 분야에서 활동할 생각이었다.

계획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유승민은 “런던 올림픽 이후 곧바로 은퇴해 후배들에 세대교체 명분을 넘겼는데 계속 마음에 걸렸다”며 “그 과정에서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한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2년여 만에 돌아온 선수촌 훈련장. 유승민은 “낯설지는 않지만 코치로 와서 그런지 느낌이 새롭다”고 했다. 코치로서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 파악이다. 지난달 27일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대표팀이 새롭게 꾸려졌기 때문이다. 맏형 주세혁(34·삼성생명)을 비롯해 이정우(29·울산시탁구협회), 정상은(24·삼성생명), 김민석(22·KGC인삼공사), 김동현(20·S-Oil)이다. 모두 국가대표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내던 선수들이지만 지도자로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현재 선수촌에는 중국 프로리그에 출전 중인 주세혁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입촌해 훈련하고 있다.

‘코치’ 유승민 “지도자 데뷔전 AG, 욕심 큽니다” 유승민 남자 탁구대표팀 코치(오른쪽)[사진=김현민 기자]


유승민은 대표팀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엄마 같은 역할”이라고 했다. 훈련에 활기를 불어넣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 주는 일이다. 유남규 감독(46)이 큰 그림을 그리는 아버지 역할이라면 세심한 부분에서 선수들과 교감해야 하는 것은 유승민의 몫이다.

그가 생각하는 대표팀 내 최우선 과제는 침체된 분위기의 전환이다. 남자 탁구대표팀은 지난 5월 3일 일본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8강전에서 대만에 종합전적 2-3으로 졌다. 2001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3년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하는 쓴 경험을 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표팀이 새롭게 꾸려지면서 선수들의 각오와 의지가 남다르다는 것. 유승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은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많은 주목을 받게 된다”며 “(아시안게임을) 하나의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대표팀은 복식과 혼합복식, 단체전 등에서 정상을 노린다. 단식은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달 기준 ITTF 세계랭킹 10위권에도 중국 선수가 여섯 명, 일본과 대만 선수가 각각 한 명씩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예전에는 중국을 겨냥해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일본과 대만 선수들도 기량이 좋아졌다”고 했다.


특히 단체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시안게임 단체전은 선수 세 명이 다섯 차례 단식 경기를 해 먼저 세 번을 이기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보통 1단식과 4단식에 가장 우수한 기량의 선수가 나선다. 1단식은 기선제압을 위해 중요하고, 4단식은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기이기 때문이다. 유승민은 “현재로선 1·4단식을 주세혁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주세혁이) 상대 에이스를 잡아주면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주세혁의 세계랭킹은 16위로,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유승민은 2004년 8월 23일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 하오(중국·31)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이 나온 건 1988년 유남규 이후 처음이었다. 유승민은 “후배들에게 국가대표의 금메달이 갖는 의미와 감동을 꼭 전해주고 싶다”며 “코치로 있는 동안 대표팀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코치로서 나의 데뷔전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도 크다”고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만 대표팀 코치를 맡을 예정이다. 그 이후 계획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유승민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쉬면서 진로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미뤄뒀던 어학연수를 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박수받으며 선수촌을 나오기 위해서는 다가올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 아시안게임 탁구 경기는 개막(9월19일) 이후 여드레 뒤인 27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다. 유승민의 지도자로서의 첫 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 유승민


▲생년월일 1982년 8월5일 ▲출생지 서울
▲출신교 오정초-내동중-포천 동남종합고-경기대
▲체격 178㎝·72㎏
▲가족관계 父 유우형(60)·母 황갑순(58) 씨의 외아들


▲소속팀 삼성생명
▲첫 국가대표 발탁 1997년 3월6일(내동중 3년)


▲주요대회 성적
-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金
-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金
-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銅·남자 단체전 銀
- 2007년 자그레브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銅
-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체전 銅
-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제천 銀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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