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등 비보가 전해진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지난주 주요한 외교 업적을 쌓았다. 바로 중유럽 지역과 다층적 외교를 구현한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와 비세그라드 그룹(Visegrad Group) 간 첫 외교장관회의 가 열린 것이다.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7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중부유럽 국가 간 지역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Visegrad Group, V4)'과 최초로 한-비세그라드 그룹 외교장관회의를 열었다.
비세그라드그룹은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중유럽 지역협력체로서 1991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목표로 창설됐다. 두 기구 가입 후 비세그라드 그룹은 상호협력과 EU내 지역협의체로서 지속해서 활동하고 있다.비세그라드 그룹은 또 유럽 내 한국의 두 번째 교역대상이자 세 번째 투자대상 지역이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 그룹 정무차관보 회의 이후 한 달 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양측이 상호 협력 필요성을 중요하게 인식한 결과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또 이번 회의는 우리 정부가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협력포럼(FEALAC),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등과의 지역협력채널 구축과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출범 등을 통해 추진해 온 다층·다면 중견국 외교를 유럽으로 확대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외교부는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장국인 슬로바키아의 미로슬라브 라이착(Miroslav Lajcak) 부총리 겸 외교장관, 체코의 루보미르 자오랄렉(Lubomir Zaoralek) 외교장관, 헝가리의 띠보르 너브러치츠(Tibor Navracsics) 외교통상장관, 폴란드의 헨리카 모시치츠카-덴디스(Henryka Moscicka-Dendys) 외교부 차관보가 각각 참석했으며 시코르스키(Sikorski) 폴란드 외교장관은 외교일정과 국내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윤 장관과 중유럽 국가 4개국 외교장관과 수석대표들은 회의에서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 기본가치 공유,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기여 의지 등을 바탕으로 공동번영 파트너십, 글로벌 거버넌스 파트너십, 문화융성 파트너십, 통합·통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한-비세그라드 그룹간 협의 정례화,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의 체제전환 경험 전수, 한반도 통일 대비 관련 공동세미나 개최,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한 실무협력위원회 설립, ▲문화· 청소년 교류사업 시행, ▲비세그라드 펀드(International Visegrad Fund)측과 서발칸국가 지원을 위한 공동사업 시행 등 구체사업에도 합의했다.
윤 장관은 "한-비세그라드 그룹 차원의 협력이 회원국들과의 양자 협력관계를 보완해 나가는 좋은 기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비세그라드 그룹측은 우리나라와 기존의 통상?투자 중심의 관계를 넘어 과학기술, 관광, 인프라, 문화, 교육 등 분야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원자력, 가스, 청정에너지 분야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실무협력위원회 설립을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반도 문제 관련,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나아가 성공적인 체제전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제1차 한-비세그라드 그룹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중부유럽 국가들의 체제전환 경험을 한반도 통일과정에 적극 활용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구체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은 곧 출범할 한-독일 통일외교정책자문위원회 활동과 함께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조를 확보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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