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상수도 시설의 노후화로 매년 약 4500억원의 수돗물이 누수돼 혈세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이 1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수도관에서 발생한 수돗물 누수량은 34억㎡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수도요금으로 환산할 경우 약 2조3000억원 규모다.
강 의원에 의하면 전국에 20년 이상된 상수도 노후관은 3만1739km에 이른다. 이는 전국 관로시설의 총연장 17만3014km의 18.3%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국내 상수도 보급률은 지난 2012년 기준으로 95.1% 수준이지만 1980년대 이전에 보급된 상수도시설은 30~40년이 경과돼 시설 노후화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상수도 개량 투자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0년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기업에 의한 페놀 오염사고 등으로 하수도 확충에 투자가 집중되고, 상수도 시설 투자는 줄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상수도는 지자체 고유 사업이라는 인식으로 시설 개량을 위한 국가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전국의 482개 지방 상수도 중에서 20년 이상 된 정수시설은 50.4%(245개소)에 달해 노후 정수장은 증가 추세다.
강 의원은 "수도관의 심각한 노후화에 따라 녹물이 발생하고 누수 현상으로 경제적 손실과 국민 불편이 막대하다"며 "많은 지자체가 상수도 시설 개량의 시급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재원 부족으로 시설의 개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여건이 매우 열악하고 시설의 노후도가 심각한 중소 규모 지자체부터 연차적으로 선택적 국고 지원 추진이 필요하다"며 "전국의 노후 수도시설 실태를 파악해 녹물을 먹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지, 노후관으로 인해 땅으로 줄줄 새는 수돗물 누수 현상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계획이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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