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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재력가 ‘비밀장부’, 현직 검사도 피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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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감찰본부 본격 수사…“사안 중대성 고려해 수사주체 변경”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숨진 강서구 재력가 송모(67)씨의 ‘비밀장부’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현직 검사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대검찰청은 이번 사건을 둘러싼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16일 대검 감찰본부에 따르면 김진태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이 담당해온 수도권 검찰청 소속 정모 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대검 감찰본부가 직접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정 검사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송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178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었다”면서 “검찰총장은 사안 중대성을 고려해서 감찰본부로 수사주체를 변경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감찰본부가 감찰이 아닌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감찰본부는 송씨의 금전출납 내용이 담긴 '매일기록부' 등 핵심 증거자료를 입수한 뒤 필요할 경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수사와 관련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감찰본부는 아직 정 검사를 소환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정 검사는 출근은 하고 있지만 업무에서는 배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검사가 당초 200만원을 받았다고 봤지만, 추가적인 금품수수 의혹이 담긴 부분이 ‘수정액’ 등으로 지워져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확인된 금액은 1780만원이지만,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정 검사 이외에 다른 정·관계 인사들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감찰본부는 현직 검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직접 수사를 담당하지만 다른 공무원들의 경우 서울 남부지검이 수사를 담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검 감찰본부가 다른 공무원이나 민간인 등을 수사할 법적인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판도라의 상자’라고 불릴 정도로 파급력이 큰 사안이다. 송씨는 꼼꼼하게 금전 출납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고,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면면도 공무원부터 정치인까지 다양하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액수가 1000만원을 넘어섰고 공소시효도 남아있다. 감찰 사항이자 수사 사항”이라면서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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