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4시 경기도청 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만난다. 지난달 20일 당선인 신분으로 도청 노조를 방문한 지 20여일만이다. 도지사가 20여일만에 두 차례나 도청 노조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번 만남은 최근 불거진 조직개편 때문이다. 경기도는 경기북부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수원 본청 내 경제투자실 9개 과(課)중 5개과를 의정부 북부청사로 이전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경투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투실 9개 과를 모두 북부청으로 보내달라는 무언의 항의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북부청으로 가야할 부서는 경투실이 아닌 기획조정실이라는 주장까지 내놓으면 반발 수위를 높였다. 기조실이 경투실 이전 배후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자 경기도청 노조도 가세했다.
노조는 지난 14일 '도지사의 일방통행식 불통행정을 우려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직개편은 그 당사자인 도청 직원들의 의견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밀실에서 논의되면서 직원들 간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 지사가 스스로가 강조해 온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또 그동안 북부지역 발전을 내세워 수 차례 조직개편이 이뤄졌지만 뚜렷하게 나아진 게 없다는 주장도 함께 했다. 나아가 북부지역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북부청사로 이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노조는 끝으로 조직의 북부청 이관시 민원수요에 따른 행정의 효율성을 검토하고 직원들 간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근무환경과 복지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남 지사는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간담회는 직원과의 불통보다는 소통에 방점을 찍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남 지사는 취임 후 경기도 파주 GOP(전방초소)에서 1박을 하는가 하면,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도지사 좀 만납시다'를 금요일마다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14일에는 뿌리산업인 시화도금단지를 방문, 기업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는 '현장에, 그리고 소통에 답이 있다'는 그의 일관된 도정 철학과도 맞닿아 신선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