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부세종청사서 취임식…확장적 재정운용 기업투자·가계소득 증대 적극
-韓 경제 저성장·축소균형·성과부재 세 가지 함정 진단
1>저성장 해법 "경기 살아날때까지 거시정책 과감하고 확장적운용" "한여름에 한겨울옷" 다시 강조 부동산규제 혁파예고
2>축소균형 해법 "기업투자 유도-기업성과 가계소득 전이-가계 활력 투자기회 순환구조" "노사정 합의통해 비정규직문제 적극 대처"
3>성과부재 해법 "공공기관 정상화·창조 경제·서비스업 육성 속도…경제혁신 3개년 계획 힘차게 추진, 국민 정책체감도 높일것"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우리 경제가 저성장과 축소균형, 성과부재의 세 가지 함정에 빠져있다면서 경기가 살아날때까지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고 가계소득이 기업투자 기회로 이어지도록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는 방안과 비정규직 격차해소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규제와 관련해서는 "한 겨울에 한 여름의 옷을 입는 것"이라면서 낡은 규제를 조속히 혁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다함께 잘사는 활기찬 경제를 만듭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우리경제를 살펴보면 마치 세 가지 함정에 빠져 있는 모습"이라면서 저성장과 축소균형, 성과부재 등을 꼽았다. 최 부총리는 세월호 사고 이후 경제회복의 모멘텀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생산인구 감소로 성장잠재력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성장방식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성장도 문제지만 가계소득 부진, 비정규직 문제 등 그간 쌓여온 구조적 문제로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저성장 - 저물가 - 경상수지 과다 흑자'로 이어지면서 축소 균형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수많은 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가 부족한 성과부재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무능한 정부, 무심한 정부라는 냉엄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최 부총리는 세 가지 함정에 따른 정책대응방향을 세 가지로 꼽았다. 우선 저성장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하고 LTV와 DTI,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부동산시장의 낡은 규제들을 조속히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축소군형의 함정은 소득 창출의 근원인 기업이 살아나도록 하는 정책으로 풀기로 했다.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기업이 서비스업 등 새로운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의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가계소득이 다시 기업의 투자기회로 이어져 다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다는 구상도 밝혔다.또한 노사정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용 창출을 지속하는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성과부재의 함정은 정책의 실행력과 속도를 높임으로써 탈출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이제까지 추진해왔던 공공기관 정상화, 창조 경제, 서비스업 육성 등의 과제들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더욱 힘차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취임사에 참석한 기재부 직원들을 향해서는 "반드시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돌려줘야 한다"면서 "청년의 눈에서 벅찬 꿈이, 근로자의 눈에서 가득찬 보람이, 기업인의 눈에서 불타오르는 도전정신이 다시금 빛나도록 하는 것이 저와 기재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살펴 우리 경제에 울리는 작은 경고음도 놓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고 전 경제부처가 한 팀이 될 수 있도록 기재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재부의 조직과 인사에도 대폭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최 부총리는 "직원 여러분들께서 경제를 살리는데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기능과 조직,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겠다"면서 "신상필벌의 원칙을 바로세워 열심히 노력하고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그 열정과 헌신에 걸맞는 보상과 대우를 하겠다"고 말했다. 주어진 일은 확실히 하면서도 불필요한 잡무와 야근을 줄여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최 부총리는 취임사 말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힘을 합치면, 그 날카로운 기운이 더욱 강해진다"는 제심동력 예기익장(齊心同力 銳氣益壯)을 인용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과 과제들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 가늠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들이 쌓여있고 얽히고 설켜 있는 이해관계들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한마음이 되면 못 할 일이 없다"면서 "경제부흥과 민생회복의 길, 어렵고 힘들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부여한 그 명예로운 길을 지금 저와 함께 출발하자"고 독려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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