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65인치 커브드 UHD(울트라HD) TV 가격이 얼마인가요. 같은 크기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라면 얼마일까요? 사실 것 같나요?"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OLED TV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뜻을 밝혔다.
박 사장은 9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KDRC MOU 체결식 및 2014 디스플레이 상생협력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이 열릴 때 OLED TV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의 65인치 커브드 UHD TV 가격은 600만원 후반대다. 출고가는 790만원이었지만, 최근 들어 가격이 하락했다. 같은 크기로 OLED TV를 내놓을 경우 1000만원선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당장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사장은 "물론 쇼(Show)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OLED TV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익으로 이어지는 판매를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베트남 정부로 승인받은 10억 달러(1조93억원) 규모의 베트남 휴대폰 패널 모듈 공장에 대해서는 "내년에 고객사에 공급하기로 돼 있다"며 하반기 중 준공을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LG디스플레이와의 특허협상에 대해서는 별다른 진전상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잘 하고 있다"며 "한국 내에서 싸워봤자 무엇하겠냐"라고 전했다.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박 사장은 실적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무선 비중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무선 외에 디스플레이를) 팔 곳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어떻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거기는(중국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꼐 '미래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원천 지식재산을 창출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개발 사업이 손쉽게 사업화할 수 있는 단기 응용기술을 확보하는 데 치중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5년간 300억 원을 미래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휘어질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접이형 디스플레이 개발, 필름이나 섬유소재 등에 전도성 잉크를 분사해 인쇄하듯이 전자회로를 만드는 기술인 '인쇄전자' 등이 주요 연구대상이 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양해각서 체결에 이어 디스플레이 상생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위원회는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꾸려졌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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