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삼성전자 2분기 실적 '엉터리 예측'으로 망신살을 당한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나섰다.
2분기 영업이익 1~2조원 후한 전망을 내렸던 만큼 밸류에이션 조정 차원에서라도 불가피한 조치로 보여진다.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소폭의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모바일(IM) 사업부문이 부진이 또 한 번의 '어닝 쇼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렸다.
KDB대우증권은 9일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8%와 19% 하락한 55조원과 8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70만원에서 160만으로 낮췄다.
조우영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부진 주 원인이었던 IM사업부문의 경우 성장성 높은 신흥국 중저가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할 경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샤오미·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감안할 때 향후 점유율 방어를 위해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하락을 반영, 목표주가를 종전 1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서원석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성장 둔화, 범용화 및 경쟁 심화에 따라 스마트폰 업종의 수익성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2분기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조정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7500만대로 감소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에도 못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16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대폭 내려잡았다.
김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2조원, ITㆍIM 4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1253억원, 소비자가전(CE) 4394억원으로 확정 실적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며 "3분기에도 IM부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7조8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KB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도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되더라도 극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고 목표주가를 각각 170만원과 16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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