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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하지만…삼성 사장단,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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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2분기 영업이익 7조2000억원 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사장단들이 굳은 표정과 함께 출근했다. 이미 실적 발표전부터 수차례 2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고 언급해 왔지만 예상보다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충격파가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전자계열사와 최근 연이은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진행중인 금융, 중공업 계열사 사장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 않았다.

9일 오전 6시경, 수요회의 준비를 위해 출근길을 서두르는 삼성그룹 사장단들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앞으로 잘해야지요"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우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같은 질문에 "실적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달부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총괄을 맡은 김기남 사장은 "반도체 부문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더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활짝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후 시스템LSI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질문에는 "열심히 해야죠"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CFO인 이상훈 사장은 굳은 표정으로 출근했다. 이 사장은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부터 "(2분기 실적이) 별로 안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CFO로서 시장에 주는 충격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외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단들도 덤덤한 표정으로 출근했다. 몇몇 사장들은 "실적이 안 좋은 걸 어쩌겠냐"라고 답할 뿐, 특별한 대책이나 전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실적 악화와 이건희 회장의 건강 문제 등으로 침체된 삼성 사장단들은 올해 여름휴가도 대부분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삼성 계열사 사장은 "휴가는 가야죠"라면서도 "한국에 있겠다"며 멀리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휴가를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 역시 이건희 회장이 한 달 넘게 입원해 있어 휴가 보다는 조용히 자택에서 지낼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에게는 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침체된 분위기를 고양시키는 한편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 사장단은 이호욱 연세대학교 경영학 교수가 강연하는 '선도기업의 딜레마와 극복전략'이라는 주제로 수요회의를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전자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 저가 스마트폰의 공세와 시장 포화로 인한 딜레마에 빠진 삼성그룹의 현 상황과 딱 맞는 주제인 셈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일부러 주제를 그렇게 정한 것은 아니고 한번쯤 수요회의 주제로 삼을만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라며 "여러가지 사례들을 들으며 현재 삼성의 상황과 앞으로 어떤 과제를 풀어나갈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실적 잠정집계 결과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5.19%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45% 줄었다. 2012년 3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이어온 영업이익 8조원 신화도 깨졌다.


매출액도 5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3.13%, 전년동기 대비 9.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분기 매출이 53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52조87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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