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대우조선해양(대표 고재호)가 총 5조원 규모의 러시아 '야말프로젝트' 일괄 수주에 성공했다. ▶본지 7월 4일 보도 참고 수주가 예정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 총 15척 가운데 현재까지 10척의 수주를 완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캐나다 티케이, 일본 MOL 선사 2곳과 함께 야말 쇄빙 LNG선 건조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야말 프로젝트 주주인 러시아 가스회사 노바텍의 레오니드 미헬손 회장,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피타 이벤슨 CEO(최고경영자), 다케시 하시모토 MOL 이사 등이 참석했다.
야말프로젝트는 만년빙으로 덮여있는 러시아 서(西)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구에 있는 야말 반도에서 우리나라가 60년가량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매장량 1조2500㎡)를 채취 생산 운반하는 사업이다.
이날 건조계약이 이뤄진 쇄빙LNG선은 9척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티케이와 17만입방미터(CBM)급 '아크(ARC)-7 아이스클래스 LNG선 6척, MOL과 동급 3척을 건조해 인도키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1척당 가격은 약 3억1600만달러(약 3196억원)으로 9척의 선가는 28억달러(약 2조8322억원)에 달한다.
쇄빙 LNG선 6척을 배정받은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플로트는 지난 3월 발주한 1호선을 제외하고 나머지 5척은 아직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5척에 대한 본계약을 하면 전체 수주금액은 약 5조원(50억 달러)에 달한다.
최대 두께 2.1m의 얼음층이 낀 북극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쇄빙 LNG선인 '아크(ARC)-7 아이스클래스'가 건조되는 것은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금까지 군사 개발 목적으로 사용되던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세계 최초의 상선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고재호 사장이 직접 러시아 모스크바에 지사 설립하는 등 현지와 스킨십을 강화했다. 아울러 북극지역 자원 수요를 예상하고 2008년 10만t급 극지용 유조선 개발을 시작으로 극지용 기술을 연구해왔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수차례 모형 실험을 거쳐 최적화한 아이스 선형을 개발했고, 영하 52도 극한지에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방한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양방향에서 쇄빙 운항을 우해 360도로 회전하면서 선박 추진과 조향(방향을 바꾼)이 가능한 파드 프로펄서 3세트로 구성된 추진시스템도 도입됐다.
고재호 사장은 "전세계 천연가스의 30%, 석유의 13%가 매장된 북극 지역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마케팅과 준비를 통해 회사가 진출을 추진해 온 극지용 선박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주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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