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프랑스 카르푸가 인도 정부의 유통업을 둘러싼 규제에 손을 들었다.
카르푸는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현지법인 간부들에게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카르푸는 인도 내 5개 매장을 폐쇄하고 9월에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인도 시장에 진출한 지 4년만에 철수하는 것이다.
외국 업체가 인도에서 소매업을 하려면 현지 업체와 함께 투자해야 한다. 외국 업체는 합작업체 지분을 51%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매장 물건의 30%를 인도 중소기업으로부터 조달해야 한다.
현지 업체와 손 잡지 못한 외국 업체는 등록 회원에게만 도매로 판매할 수 있다. 현지에서 ‘캐시 앤드 캐리 스토어’라고 불리는 도매점은 주로 소매상이나 음식점, 중간상과 거래한다. 카르푸는 이 방식으로 인도에서 영업해왔다. 월마트와 독일 메트로도 캐시 앤드 캐리 스토어를 운영한다.
카르푸는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인도 대기업 바르티와 합작을 추진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인도국민당(BJP)은 대형 소매점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BJP가 지난 5월 압승을 거두며 집권하자 카르푸는 합작법인 설립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했고 결국 인도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전했다.
글로벌 유통회사 중 현지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는 곳은 영국 테스코뿐이다. 테스코는 인도 타타그룹과 손잡고 매장을 낼 계획이다. 테스코는 지난 3월 타타그룹 계열사 트렌트 하이퍼마켓과 50대 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획은 인도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카르푸 인도 법인은 현지 매장을 경쟁사에 매각할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CNBC 인도는 최근 월마트가 카르푸의 현지 매장 중 일부를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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