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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예(禮)의 축제, '의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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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한참 진행 중인 7일 우리나라에서는 '의전 월드컵', '의전 올림픽'이 개막한다. 실제 월드컵처럼 토너먼트와 우승 트로피는 없지만 전 세계의 의전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 것이다. 국가의 품격을 대표하는 전 세계 의전장들의 모임인 제2차 세계 의전장회의가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위해 63개 국가와 유엔(UN)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를 포함한 전 세계 의전장들이 서울로 집결한다. 첫날 열리는 전체회의 1세션의 주제는 '의전에 있어서 문화와 유산'이다. 외교부 의전장실은 1474년 성종대에 편찬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중 외국 손님과 사신을 맞는 예법을 수록한 '빈례(賓禮)'와 오늘날 국빈 방한시 우리나라의 공식 환영식을 통해 본 '한국 의전의 문화와 유산'을 발표한다. 또 핵안보정상회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 주요20개국(G20) 등 올해 열렸거나 열릴 예정인 다자정상회의 주최국들이 준비 현황을 발표하고, 외교관의 특권과 면책, 경호와 의전, 의전 조직, 연회와 선물 등 주제별 소그룹 토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기원전 11세기께 중국 주(周)나라 때부터 백성들과 제후들을 다스리는 천자의 통치원리로서 예(禮)를 중시해 왔으며 서양에서는 나폴레옹 전쟁 후 전후처리를 위해 열린 1815년 '비엔나 회의'에서 국제관계에서의 의전에 관한 원칙이 처음으로 논의됐다. 그후 1961년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정'이 채택돼 오늘날과 같은 의전 관행이 전 세계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Respect), 문화의 반영(Reflecting Culture), 상호주의(Reciprocity), 서열(Rank), 오른쪽 상석(Right) 등 '5R'로 불리는 의전의 5가지 기본 요소는 격식을 중시하면서도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의전의 특성을 잘 보여 준다.


세계화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표준화된 의전 관행을 따르고 있지만, 개별국가의 의전에는 독특한 문화적 유산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중동지역에서는 국가 의전행사에 여성을 동반하는 경우가 드문 반면, 서양의 의전은 여성 존중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국가 간 문화 차이로 의견이 상충될 때 이를 해결하는 것은 상식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이라고 하겠다.

1999년 4월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로서는 20년 만에 프랑스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양국 정부가 공식발표한 표면상의 이유는 '양국 간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해서'였지만 실제로는 이란 측에서 금주를 규정한 이슬람 율법을 내세워 만찬석상에 포도주가 오를 경우 자리를 함께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11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왕에게 90도 절한 것에 대해 과공 여부를 두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많았지만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절로써 표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은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의전장회의는 각국의 의전에 대한 상호 이해와 외교에서 의전의 역할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미국의 발의로 탄생한 격년제 회의로, 2012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처음 열렸다. 이번 세계의전장 회의가 예(禮)를 중시하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서의 면모를 세계 만방에 과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세원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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