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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하반신 마비 '벽' 넘은 사랑 "그의 마음 나의 몸, 온전한 사랑 이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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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하반신 마비 '벽' 넘은 사랑 "그의 마음 나의 몸, 온전한 사랑 이뤘어요" 사랑으로 장애라는 벽을 넘어 지난 5일 결혼한 이승일(43·왼쪽)씨와 백정연(35)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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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남들보다 어렵게 시작하는 만큼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장애에 대한 편견을 사랑으로 극복한 저희가 희망이 됐으면 해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선 조금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이곳에선 신부 백정연(35)씨와 척수장애인인 신랑 이승일(43)씨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스스로 휠체어를 움직여 입장한 신랑 이씨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온 신부를 맞았다. 손을 꼭 잡고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이씨의 휠체어를 백씨가 끌고 행진하며 결혼식을 마쳤다. 두 사람이 교제를 시작한 지 1년하고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부부가 된 이들은 이날 경기도 양평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언뜻 보면 여느 결혼식처럼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결혼식이었지만 그동안 이들의 결혼을 막아선 '장애'라는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부모님께 결혼을 허락받기까지 부부는 수많은 날을 눈물로 지새워야했다. "장애인 남편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울고 화도 내가며 이별의 위기 속에서도 끈질기게 가족을 설득한 백씨는 결국 허락을 받았다.


이들의 사랑은 1년 전 시작됐다. 백씨가 일하는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와 이씨가 근무하는 척수장애인협회가 같은 건물에 있어 자주 마주쳤다. 이때 백씨의 미소에 이씨가 반했다고 한다. 백씨는 "남편은 한창 나이에 갑자기 장애인이 됐지만 자신감이 넘친다"며 "누구보다도 정신이 건강하고 밝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10년 전인 30대 초반에 인도 여행 중 하반신 근력과 감각 기능을 잃었다. 갑자기 용변을 조절하지 못한 지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후 이씨는 하반신을 움직일 수도, 감각을 느낄 수도 없는 반신불수의 척수장애인이 됐다.


"인도 병원의 의사 말로는 바이러스 때문이라는데 정확한 건 몰라요. 돈 아낀다고 먹었던 현지 음식들이 안 맞았나 보죠. 근데 죽고 싶다는 생각은 딱 10초만 했고 즐겁게 살고 있어요." 인생이 바뀐 순간을 이씨는 이렇게 유쾌하게 전했다.


부부는 하객들로부터 받은 축의금의 일부는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아예 청첩장에도 '축의금 일부는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쓰인다'는 문구를 넣었다. 세쌍둥이를 낳겠다는 부부는 출산과 자녀 생일 등 특별한 날에도 기부를 할 계획이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의 의미를 나눔으로 아로새기겠다는 의미다.


"육체적인 부분은 제가, 정신적인 부분은 남편이 더 채우면서 살 거예요. 다음 세대엔 장애를 부끄러운 것이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날이 올 겁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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