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대웅제약의 해외 수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의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의약품의 유럽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재승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회사 체질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수출 관계자는 최근 독일과 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가를 방문해 해외 바이어들과 수출 상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고 있는 보건의료사절단에 포함돼 유럽 의약품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상담회에 참석해 우루사와 알비스 등 주요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수출 관련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정부에 따르면 대웅제약을 포함해 대원제약, 미코바이오메드, 인성메디칼 등 사절단에 포함된 제약사와 의료기기업체들의 총수출 상담액이 연간 기준으로 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이 성공적인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다면 대웅제약의 유럽 의약품 시장 진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요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유럽에 수출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상담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성과는 방문이 종료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이미 자체적으로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를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키면서 수출 물꼬를 크게 텄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9월 미국과 캐나다 등에 기술료를 포함한 2900억원 규모의 나보타 수출을 성공시켰다.
이후 멕시코 등 중남미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2000억원 가까운 수출을 성사시키며 기대감을 키웠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의 이 같은 전략은 윤 부회장의 적극적인 해외 사업 확장 의지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윤 부회장은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회사가 어려운 시기인 2012년 대표이사로 복귀해 수출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회장의 3남인 윤 부회장은 1997~2009년 대웅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하지만 2009년 형인 윤재훈 알피코리아 대표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기고 회사의 글로벌 사업 분야를 맡으면서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준비했던 것들이 현재 대웅제약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중국 선양에 위치한 원료의약품 전문업체 바이펑을 인수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바이펑 인수 및 설비 투자에 180억원을 들여 2017년 말까지 중국 선양에 제약공장을 완공하고 2018년부터 항생제 등 중국 내 수요가 많은 의약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 내 중국 현지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바이펑 인수 역시 윤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윤 부회장 복귀 이후 대웅제약의 해외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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