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4라운드 13번홀 '샷 이글' 앞세워 2타 차 우승, 5년 만에 통산 3승째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308야드의 장거리포, 이어 176야드 거리에서 8번 아이언 샷으로 곧바로 홀 인.
'44세의 백전노장'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13번홀(파4)의 '샷 이글'을 앞세워 기어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7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 디올드화이트TPC(파70ㆍ7287야드)에서 끝난 그린브라이어클래식(총상금 6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다.
3, 5, 7, 11, 12번홀에서 5개의 버디를 솎아내며 상승세를 탄 카브레라는 이날 이 이글로 확실하게 우승의 동력을 마련했다. 이후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까먹었지만 6언더파, 결국 2타 차 우승(16언더파 264타)을 완성했다. 시즌 첫 승이자 2009년 마스터스 이후 5년 만이다. 우승상금이 117만 달러(11억8000만원)다.
카브레라가 바로 2007년 US오픈 우승 당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압해 "오리가 호랑이를 잡았다"는 빅뉴스를 전 세계에 타전했던 선수다. 짧은 목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때문에 스페인어로 오리를 의미하는 '엘 파토(El Pato)'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15살 때 시골 골프장 캐디로 골프와 인연을 맺어 메이저 우승자의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 스토리로 더욱 화제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물론 남미 전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로베르토 데 빈센조(아르헨티나)가 1967년 디오픈을 제패한 이래 무려 40년 만에 남미 출신 선수의 메이저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2009년 마스터스에서 케니 페리, 채드 캠벨(이상 미국) 등과 연장혈투 끝에 메이저 2승째를 일궈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그러나 애덤 스콧(호주)과의 연장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조지 맥닐(미국)이 9언더파의 폭풍 샷으로 2위(14언더파 266타)로 치솟아 디오픈 티켓이라는 짭짤한 전리품까지 확보했다. 해군 장교 출신 빌리 헐리 3세(미국)는 반면 3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4위(9언더파 271타)로 밀려났고, 상금랭킹 1위 버바 왓슨(미국)의 시즌 3승 도전 역시 공동 16위(7언더파 273타)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배상문(28ㆍ캘러웨이)이 3언더파로 선전했지만 공동 16위에 머물러 상위 4명에게 주는 디오픈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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