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박준용 기자]
홍명보 감독(45)이 축구 대표 팀을 계속 지휘한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59)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홍명보 축구 대표 팀 감독을 유임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허 부회장은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홍명보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짓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실패를 계기로 아시안컵에서 대표 팀을 잘 이끌어 주기를 당부하며 사퇴를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나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하지만 사퇴만이 능사가 아니라 이번 경험을 거울로 삼아 아시안컵에서 대표 팀을 잘 이끌어 달라고 홍 감독을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홍 감독이 최근 정몽규 협회 회장(52)과 면담한 뒤 마음을 바꿨다며 "홍 감독이 아시안컵을 잘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고 말했다.
대표 팀의 성적에 대한 책임소재와 관련해서 허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허 부회장은 "협회 집행부에서 논의한 바로는 홍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기간이 부족했다"며 "준비기간 1년을 부여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책임소재는 시간을 갖고 대표 팀의 경기력 분석을 마친 뒤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무 2패를 기록,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6년 만에 승리 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성적 부진은 홍명보 감독의 능력에 대한 회의와 축구협회의 대표 선수 선발 방식 등 행정에 대한 비난을 초래했다.
홍 감독은 대표 팀 구성 과정에서 경기력보다는 친분 위주로 선수를 선발했다는 논란에 싸였다. 소속 팀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는 대표 선수로 뽑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도 경기에 전혀 나가지 못하던 후보 선수 박주영(29ㆍ당시 아스날)을 선발해 거센 역풍을 맞았다. 1차 엔트리 발표 때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보이던 박주호(27ㆍ마인츠)를 뽑지 않아 논쟁을 일으켰다.
이번 월드컵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로 점찍은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2-4로 패하면서 홍 감독에 대한 신뢰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됐다. 알제리에 12분 동안 세 골을 내주는 장면에서 전술적으로 무능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는 상대팀 선수가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도 0-1로 져 탈락이 확정되자 축구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대회(2015년 1월 4~ 26일)까지라고 확인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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