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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칼럼]재신임 홍명보 감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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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을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8강 진출 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감독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도자가 있는 반면 적재적소에 용병술을 발휘하며 능력을 인정받는 사령탑들도 나오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무너뜨린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62)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본선을 준비하면서 알제리 축구협회와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받던 그는 32년 만에 승리를 안기고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끈 공로로 단숨에 주가가 치솟았다. 선수들과의 불화설까지 제기되는 등 궁지에 몰렸으나 선발 명단의 절반을 교체하는 과감한 용병술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비록 패하긴 했으나 토너먼트에서도 우승후보 독일을 괴롭히며 연장까지 가는 접전도 벌였다. 프랑스 언론 '프랑스 풋볼'에 따르면 알제리 팬들 대다수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임기가 끝나는 할릴호지치 감독과의 재계약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16년 만에 1승도 얻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축구 대표 팀을 바라보는 한국 축구팬들로서는 분노와 부러움이 교차하는 대목이다. 선수 선발 단계부터 불거진 잡음과 전략의 부재,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가 드러나면서 한국 축구가 아끼던 영웅의 이력에 생채기가 났다. 결과에만 집착한 잦은 감독 교체가 일으킨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과의 대립에도 2011년 7월부터 3년 동안 지휘봉을 잡은 할릴호지치 감독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팀을 운영하고 선수단을 조련한 경험이 변화무쌍한 전술의 완성도를 높인 동력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홍명보 감독(45)을 재신임할 분위기다. 1년이라는 짧은 준비기간과 6개월 남은 아시안컵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스스로 만든 과오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 책임론에 대한 공방은 차치하더라도 홍 감독이 신뢰를 잃은 대표 팀을 짧은 시간 안에 재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패에 대한 반성과 비난 여론을 의식해 홍 감독이 익숙한 선수구성과 전술을 버리고 새롭게 팀을 구성하는 것도 모험이다. 인내와 비전이 없는 임시방편의 딜레마다.

협회는 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허정무 협회 부회장이 홍명보 감독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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