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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국 축구에 비춰본 한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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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국 축구에 비춰본 한국 정치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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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는 한국 축구와 비슷하다고 누군가 말했다. 해외 명문 팀에서 제 몫을 하던 선수도 한국 팀에 들어오면 한국식으로 공을 찬다. 한국 정치인도 매한가지다.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물도 일단 정치판에 뛰어들면 한국식 정치에 빠진다. 당과 계보를 따라 무리 지어 몰려다니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비슷한 또 다른 점이 위치를 맞바꾼다는 것이다. 축구에서는 휴식시간 뒤 코트를 교체한다. 정치에서는 선거로 여야가 뒤집힌다. 반대편에 서면 전에 자신이 지키던 자리를 공격한다. 반대로 자신이 비판하던 대상을 옹호하기도 한다. 여당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던 당은 야당이 되자 이에 거세게 반대했고,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ㆍ확대를 밀어붙인 당은 집권한 뒤에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건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전에 한 주장을 그때만큼 강하게 반박할 경우 상대 당은 말을 바꿨다고 비판한다. 여당과 야당은 어느 제도가 바람직한지 논의하기보다는 진영을 나눠 논쟁을 벌인다. 결국 덜 나쁜 어느 제도를 선택하게 되더라도 그 과정은 오래 걸리고 소모적이 된다. 둘 사이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끝내 그 지점에 이르지 못하기도 한다.


한국의 축구적 정치체제는 골을 잘 내지 못한다.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견제가 강조되다 보니 효율이 떨어진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내각책임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거나 '대통령이 좀 더 강한 권한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부와 국회의 상대적 권한을 재조정'하는 선택을 제시한다.(조운제ㆍ'한국의 권력구조와 경제정책'ㆍ2009)

내각책임제에서는 다수당이 집권 여당이 되기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가 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대통령제에 비해 훨씬 원활하다. 여야 간 의석 차이가 10% 이상일 경우 집권 야당은 모든 의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다수당의 당수인 총리는 오히려 대통령보다 더 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의회 동의 없이 국무위원을 임명하고 정부부처를 신설ㆍ통폐합할 수 있다.


조 교수는 둘째 선택과 관련해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하고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시기를 맞춤으로써 집권 여당이 국회에서 다수당이 될 확률을 높이는 방안이 있다고 말한다. 또 국정에 대한 대통령과 여당 간 협력관계나 공동 책임 관계를 확립할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는 대안을 제안한다.


두 가지 모두 추진하는 데 제약과 반대가 예상된다. 현재의 대통령제를 실질적인 대통령중심제로 개편하려 한다면 지금까지 이룩한 민주주의와 그 대의를 거스르는 일이라는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또 정책 결정의 중심이 된 국회가 그 권한의 일부를 행정부에 돌려주는 재조정에 동의할지 의문이다.


내각책임제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가치와 정책을 기반으로 한 정당정치가 작동돼야 하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할거한다. 이런 여건에서 내각책임제를 시행할 경우 정책대결보다 지역 간 대결이 더 치열해지고 이로 인한 정국 대치가 잦아질 수 있다.


한국 정당의 지역주의라는 한계를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중대선거구제, 석패율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 의장은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특정 정당의 이익보다 국가 이익이 앞서는 것이니,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두 선택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권력구조는 어느 쪽으로든 개편해야 한다. 조 교수는 "지금의 시대와 같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국가경쟁력은 결국 국가지배구조의 효율성과 지도자의 역량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난 이후 우리 경제의 주요 개혁과제들은 다시금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국가지배구조로는 치열한 국가 간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축구 같은 정치가 아니라 정치다운 정치가 이뤄질 토대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논의를 시작할 때다.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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