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유기적 시스템의 힘, 세트피스 골을 기대한다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데스크칼럼]유기적 시스템의 힘, 세트피스 골을 기대한다 노종섭 산업부장
AD

[아시아경제 노종섭 기자]브라질 월드컵 대 러시아전에서 골망을 흔든 것은 이근호 선수의 중거리 슛이었다. 운도 따랐다. 슛이 강력하기도 했지만 러시아 골키퍼가 잡았다가 놓치는 바람에 공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그토록 강조하던 세트피스는 침묵했다. 한국 대표팀에게는 4차례의 코너킥과 1차례의 간접 프리킥 등 5차례의 세트피스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상대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한차례 외에는 슈팅도 없었다.


세트피스는 축구에서 쓰이는 신조어로서 그라운드 내에 공을 멈춰놓고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다. 네이마르, 호날두, 메시 같은 골 결정력을 갖춘 스타가 없는 우리 국가대표팀은 세트피스 연습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한국 대표팀이 세트피스를 주로 연습해 온 것에 미뤄 프리킥이나 코너킥 때마다 누가 볼을 어디로 차고, 누가 최종 슈팅을 할지, 헤딩을 할지 머릿속에 그리고 움직였겠지만 매번 이행이 되지 않은 것이다. 세트피스는 개인기가 아니라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전은 우리가 공을 들여 온 조직력이 발휘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이를 우리 사회에 접목해 보면 시스템이다. 어느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구성원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다하면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제대로 된 시스템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위기 상황도 견고하게 극복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도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시스템이 유명무실한 게 문제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총리 지명 때마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 부재,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각종 현장의 안전 부재 등등. 각 상황마다 메뉴얼은 있지만 이것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시각을 시장에서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업으로 돌려보자. 기업에서의 시스템 미작동이나 오작동은 곧 몰락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견고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장기 입원 중인 삼성이 좋은 예다. 삼성이 이 회장의 장기 공백 우려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것은 그동안 체계적으로 갖춰온 경영 시스템 덕이다. 현대차, LG, SK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이를 잘 작동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이 정착되는 데는 상호 간 믿음과 반복적인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 오너와 전문경영인 등 구성원 각자가 믿음을 바탕으로 역할을 제대로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력이 바탕이 된 세트피스, 이를 언제 어디서든 구사할 수 있는 시스템 경쟁력이야말로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국가대표팀은 물론 우리 사회가 갖춰야 할 요소다.


한국대표팀이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두 번째 경기인 알제리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세 번째 맞붙는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다. 선수 개인의 골 결정력이 부족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돌파구는 역시 세트피스다.


세트피스의 성공은 우리 국민들에게 한 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스템 무작동 또는 오작동으로 실의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들이 오랜만에 맛보는 청량제다. 아울러 유명무실해진 시스템이 만연돼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겠다.


다음 주 월요일에 이용이 프리킥한 공을 손흥민이 헤딩으로 이근호에게 건네주고 이근호가 논스톱킥으로 골망을 가르는 멋진 세트피스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대한민국 대표팀 파이팅.






노종섭 산업부장 njsub@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