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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신냉전 시대, 러시아 입장에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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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신냉전 시대, 러시아 입장에서 바라보기 이진수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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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新)제국주의자일까 아니면 자국 안보를 걱정하는 국가 지도자일까. 외신들은 일방적으로 '러시아 때리기'에 바쁘다. 이는 물론 외신 매체 대다수가 서방의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러시아의 시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한 번 들여다보면 어떨까.


지난해 9월 푸틴은 세계 전역의 러시아 전문가들을 초대했다. 그는 이들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우리는 러시아라는 나라의 뿌리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닿아 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정신ㆍ역사ㆍ문화를 공유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하나다."

당시 독일 등 유럽의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영향권에서 빼내 유럽연합(EU)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푸틴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럽의 의중을 간파하고 이를 차단할 생각이었다. 그는 지난 2월에도 러시아 병사들이 크림반도, 그중에서 특히 세바스토폴과 케르치 같은 '영웅적인 도시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어갔다고 연설했다.


노벨 평화 수상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은 서방에 "크림의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는 러시아 제재보다 낫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외교국방정책회의의 표도르 루키야노프 의장은 "푸틴이 2007년 뮌헨 안보회의에서 서방의 영향력 확대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으나 서방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방이 새로운 유럽 안보체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모스크바의 요구란 요구를 모두 묵살했다"며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을 이간질하려 든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의 아바타'인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도 2009년 유럽안보협약을 제안했다. 영토분쟁 가능성에 무력 사용을 금하자는 게 협약의 뼈대였다. 그러나 서방은 이도 거부했다.


푸틴의 측근들은 서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이용해 '동진정책'만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옛 소련 시절 모스크바와 NATO 영향권 사이의 거리는 1800㎞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바람대로 NATO에 가입하면 거리는 500㎞로 줄게 된다.


러시아가 두려워하는 것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아돌프 히틀러의 침공으로부터 그나마 러시아를 지킨 전략적 완충 거리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옛 소련이 무너진 지 8년 뒤 폴란드ㆍ체코공화국ㆍ헝가리가 NATO에 가입했다. 2004년에는 불가리아ㆍ루마니아ㆍ슬로바키아ㆍ슬로베니아 그리고 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 2009년에는 알바니아ㆍ크로아티아가 그 뒤를 따랐다.


1999년 NATO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폭격하며 코소보전쟁에 개입하자 러시아는 분노했다. 세르비아는 러시아의 오랜 우방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NATO 회원국 영역을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까지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푸틴은 지난 2월18일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이라며 러시아인들의 집단감정을 자극했다. 모스크바에 서방의 제재는 일종의 굴욕이다. 따라서 서방이 러시아를 막 대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맞서야 한다는 게 러시아의 민심이다.


1830년 지금의 우크라이나 동부와 발트 3국 주민들이 봉기하자 러시아의 차르는 이를 폭력으로 진압했다. 이에 프랑스는 군사행동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의 시인 알렉산드르 푸슈킨은 '러시아를 헐뜯는 자들에게'라는 시에서 이렇게 썼다. "왜 러시아를 위협하는가. 그냥 놔둬라. 이는 슬라브족 내부의 다툼이니."


푸슈킨 시대의 러시아와 현재의 러시아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러시아도 서방의 침략이 두려운 것이다.






이진수 국제부장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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