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7조7647억원…전년比 12.7%↓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 들어 국내 10대 그룹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면서 유동성이 양호한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7조76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재계 1위인 삼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1 % 줄어든 5500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삼성의 경우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현금성자산이 18조원에 달하는 등 여유자금이 풍부해 회사채 시장을 거의 찾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삼성물산과 호텔신라가 올 상반기 각각 4000억원, 1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을 뿐이다.
또 롯데는 전년 동기 대비 90.2% 줄어든 500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신종자본증권을 1조원어치 발행했던 영향으로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가 55.6% 감소한 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 SK 1조4820억원, 한화 2200억원, 한진 1127억원으로 각각 13.8%, 37.1%, 56.7% 감소하는 등 6개 그룹의 발행액이 줄었다.
반면 LG·현대차 등 4개 그룹의 발행 규모는 늘었다. 특히 LG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4.0% 늘어난 1조9600억원어치를 발행, 10대 그룹 중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계열사별로는 LG전자가 9800억원, LG생활건강 3300억원, LG디스플레이 3000억원, LG유플러스 2500억원을 각각 발행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전무했으나 올 2월 5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차환 및 운영자금 수요가 있는 대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여유자금이 넉넉한 일부 대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을 굳이 찾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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