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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김남일이 본 홍명보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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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그는 연신 물을 들이켰다. KBS 축구해설위원 자격으로 브라질에 머물고 있는 김남일(37·전북)이다. 월드컵에 세 번이나 출전한 베테랑이지만 선수들보다 더한 긴장과 고민이 엿보였다. 특히 축구대표팀과 관련한 얘기에는 망설임 없이 소신을 말했다. 명성 높은 선수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던 특유의 성격이 묻어났다.


26일(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앙스 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에게 벨기에와의 경기에 나설 예상 선발 명단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물었다. 현역시절 호흡을 맞춘 홍명보 감독(45)의 생각을 엿보기 위한 의도였다. 그는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홍 감독의 성격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변화보다는 자신의 택한 선수들이 부진을 만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클 것"이라며 "선수선발을 둘러싼 잡음에 정면 돌파를 시도했는데 의도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 후배들을 향해서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남일은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에서 망설이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좌우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신뢰가 결여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볼을 받기 위해 빈 공간으로 향하더라도 원하는 타이밍에 패스가 오지 않다보니 미리 멈칫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기 중이라도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의견을 말하고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며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는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가 "후배들에게서 헝그리 정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 기사를 봤다는 김남일은 "현 대표팀 선수들도 투쟁심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량과 경험에서 이전보다 발전했을지는 모르지만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악착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공중 볼 싸움이나 세트피스에서 쉽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끈기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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