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 번째로 보따리를 싸는 팀이 됐다.
당초 '죽음의 조' D조에서 최약체로 꼽히던 코스타리카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1990년 대회 이후 24년 만에 16강행을 확정지으면서 잉글랜드는 다시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44분 브라이언 루이스(29)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두 번째 승리를 따내며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조별리그 한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잉글랜드의 성적은 2패. 지난 15일 마나우스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2로 패했고, 20일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코스타리카가 2승으로 조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이탈리아(골득실 0)와 우루과이(골득실 -1)가 각각 1승 1패로 뒤를 따르고 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와 우루과이가 맞붙고,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를 만나 승리를 하더라도 16강행은 불가능하다. 잉글랜드가 월드컵 조별리그에 탈락한 건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56년 만이다.
잉글랜드가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를 이기거나 최소 비겨야 했지만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코스타리카의 전방 압박과 빠른 스피드에 밀려 좀처럼 공격의 해법을 찾지 못하다 결국 승리를 내줬다.
이로써 월드컵 두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축구 종가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 유일하다. 이후 48년 동안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그 악연은 이번 대회에서도 재현됐다.
특히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27)는 월드컵 세 번째 출전, 열 경기, 759분 만에 첫 골을 넣는 감격을 누렸지만 팀의 16강 진출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25일 오전 1시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코스타리카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한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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