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았지만 막상 대회 개최뒤 하락세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브라질 월드컵 최대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맥주와 육계 관련주들이 막상 대회가 개최되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코스피시장에서 롯데칠성은 오전 11시 현재 전거래일보다 9000원(0.50%) 내린 177만5000원, 하이트진로는 200원(0.92%) 하락한 2만1500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하림은 310원(5.07%) 하락한 5820원, 동우도 240원(4.88%) 내린 468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월드컵 개최일인 13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최대 수혜를 기대했던 맥주와 육계 등 음식료 업종이 하락하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브라질과의 시차를 꼽았다. 이지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 32강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오전 7시, 4시, 5시로 대규모 길거리 응원이나 단체응원이 힘든 시간에 열린다"며 "맥주와 치킨 등 음식료 소비가 지난 월드컵 때처럼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시장이 이미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맥주나 치킨 등 음식료 수요는 주로 한국 대표팀의 일정에 맞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시차 문제 등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한국 대표팀이 16강 이상 선전해 경기 수가 늘어나야 실질적인 수요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수입맥주의 증가세도 국내산 맥주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주 수입 금액은 2003년 1370만 달러에서 지난해 8970만 달러로 10년간 6.6배 늘었고, 올들어서는 5월까지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월드컵 특수가 온전히 국내 맥주 제조사들에게 돌아오는걸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월드컵 특수로 인한 단기수혜를 기대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업황회복과 내수 회복세에 따라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맥, 대두, 옥수수 등 음식료업종과 직결된 곡물가격이 완만한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내수소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이후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