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보안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도청방지 스마트폰인 '블랙폰'이 3주 안에 출시된다.
11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T뉴스는 블랙폰이 유럽과 미국에서 이미 수천대의 사전 예약을 받았으며 3주 내로 소비자들에게 배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랙폰은 미국 암호화 서비스 개발업체인 '사일런트 서클'과 스페인 스마트폰 제조업체 '긱스 폰'이 함께 제작한 보안 스마트폰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래스(MWC) 2014에서 처음 선보였다.
사일런트 서클의 설립자이자 암호 해독 전문가인 필 짐머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IT 테크놀로지 리뷰 디지털 서밋에서 "유럽과 미국 사업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백만대를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시장에도 판매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폰은 '프라이빗 운영체제(OS)'라고 불리는 별도의 운영체제로 구동된다. 이는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독립된 OS를 얹었다. 모든 통화와 문자, 파일 전송 및 저장, 영상통화 등을 암호화해 해킹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블랙폰끼리의 통화뿐 아니라, 블랙폰과 일반 휴대폰의 통화도 암호화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더라도 통화 내용은 사일런트 서클의 서버를 통해 암호화 된다.
하지만 사일런트 서클은 암호화 키를 보관하지 않는다. 정부가 정식으로 사용자의 사용 정보를 요청해도 제공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또 통신사업자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보안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무작위식 피싱'이나 일반적인 해킹은 방어할 수 있지만 '표적 공격'은 막을 수 없다는 게 짐머만의 설명이다. 그는 "만약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같은 기관이 당신의 스마트폰을 지목해 보안을 뚫으려 한다면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랙폰은 전 세계 보안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이메일 암호화 시스템인 'PGP' 개발자 필 지저만을 비롯해 긱스폰의 공동창업자인 하비에르 아게라와 로드리고 실바라모스가 뭉쳤다. 또 블랙폰의 개발진에는 PGP 공동개발자이자 사일런트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존 칼라스, 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의 사일런트 서클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얀케 등이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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