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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제한법, 탈법 거래엔 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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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할 방법 없고 처벌 수위도 약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다음 달 중순부터 개인 간 금전거래 시 받을 수 있는 최고이자율이 연 25%로 낮아지지만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저신용자의 이자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들의 돈거래를 감독할 방안이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하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개인 간 금전거래나 미등록 대부업자에게 빌린 돈의 최고이자율을 현행 연 30%에서 25%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다음달 15일 이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는 신용등급이 낮아 어쩔 수 없이 미등록 대부업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이지만 실효성에는 논란이 있다. 이자율 상한은 법으로 제한했지만 법 테두리를 벗어난 이들의 거래 행위는 감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준수 여부를 확인할 방도가 없다는 의미다.

이미 대부거래에서는 법상 최고금리를 넘는 고리대가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의뢰해 우리나라 국민의 사금융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미등록 대부업체는 연 52.7%의 고금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 100%가 넘는 금리를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개인 간 금전거래에서의 금리도 연 38.5% 수준이었다.


특히 처벌 수위는 외국에 비해 아주 미미한 편이다. 독일, 일본 등에서는 법상 최고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받은 사실이 적발될 경우 기본적으로 해당 계약이 무효 처리된다. 이미 지급한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과 이자액에 한해 무효되거나 원금에서 차감된다. 법을 지키지 않아도 채권자가 큰 손해를 입지 않는 구조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은 2011년 7월에야 신설됐다.


저축은행이나 등록 대부업체와의 최고이자율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정식으로 등록된 제도권 대부업체나 저축은행ㆍ캐피탈사와 같은 2금융권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에 따라 최고금리를 적용받는다. 2002년 제정된 이 법안은 최고금리가 여러 차례 하향 조정되면서 올 4월부터는 34.9%를 적용하도록 했다.


같은 금전거래도 돈을 빌려준 사람에 따라 최고이자율이 달라지면서 일부 시민단체는 캐피탈사ㆍ등록 대부업체 등 대부업법에 영향을 받는 여신금융기관도 이자제한법과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리를 높여 받을 어떠한 정책적ㆍ법률적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특혜를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부업법 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최고 금리를 급격히 내릴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면 서민들이 이자부담을 덜 수 있겠지만 등록 대부업체는 금리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자체를 꺼릴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서민들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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