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미혼 직장인 김 모씨는 황금연휴에 딱히 갈 곳이 없지만 그렇다고 본가를 찾기도 꺼려진다. 가족들에게 언제 결혼하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하기 때문. 김 씨는 "잘못한 것도 아닌데 죄인이 된다"며 "결혼 걱정하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10명중 4명은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애, 결혼과 출산 중 1가지 이상은 포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페어(대표 김상용)가 최근 직장인 1389명을 대상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 결혼, 출산 세가지 중 포기한 것’에 대한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1.8%가 ‘한 가지 이상 포기한 것이 있다’고 조사됐다.
‘포기한 것이 없다’(58.2%)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뒤이어 ‘한 가지’(19.6%)를 포기했다는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가지’를 포기한 응답자는 13.9%로 나타났고 ‘세 가지’를 포기했다는 의견도 8.3%로 나타나 한 가지 이상 포기한 직장인들이 전체의 41.8%에 달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묻자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4.3%)가 가장 많았으며 ‘저축해 놓은 돈이 없어서’(26.1%)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 ‘연봉이 너무 적어서’(11.9%)와 ‘취업이 늦어져서’(9.6%) 등의 경제적 빈곤 상황이 직장인의 결혼 등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결혼지연 현상에 원인을 제공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자가 남자보다 10% 가량 높게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란 응답이 39.3%를 보인 반면에 여자는 49.4%를 기록했다. 이들이 삼포세대가 되도록 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남자에겐 ‘연봉이 너무 적어서’(15.9%)가, 여자에겐 ‘취업이 늦어져서’(11.3%)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가운데 2/3에 가까운 직장인들이 ‘결혼은 선택’(63.5%)이라고 답했으며 여자의 경우 75.5%로 높게 나타나 청년층의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결혼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가사·육아 부담’(46.2%)이 가장 많았고, ‘주택마련 부담’(25.5%)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독신의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 결혼을 꺼린다는 의견도 18.0%를 차지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 출산,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40%가 넘으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삼포세대들이 앞으로도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결혼 등을 포기하겠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남녀간의 결혼관의 차이를 명확히 파악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구체적인 결혼장려 방안이 만들어져야 결혼 지연 요인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통해 삶의 만족도 향상과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려는 청춘 남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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