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남부지역을 병합할 뜻이 없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5일부터 이틀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프랑스 TV 방송 TF1 등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질문에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남부지역에는 어떠한 러시아 군대가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지역을 병합하거나 혼란을 일으킬 계획이 애초부터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기와 탱크, 전투기의 도움을 받지 말고 협상을 통해 (동남부지역의) 주민들과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가 친러시아계 주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냉전 시기로 진입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어디에 살든 사람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고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는 뜻도 밝혔다. 그는 "미국 대통령도 나와 얘기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만 선택은 그의 몫"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미국이 국제 문제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비판도 했다. 그는 "러시아 군대는 외국에 거의 없지만 미군은 전 세계 모든 곳에 주둔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미국은 자국 영토에서 수천㎞ 떨어진 다른 나라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은 5일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한다. 양국 정상은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포함한 국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이튿날엔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이 열리는 프랑스 북서부 도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차례로 회담한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기념식에 참석하는 오바마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과는 따로 만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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