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민 '사실조사' 약발이 먹혀든 것일까. 지난 주말 번호이동 건수가 일평균 2만건 아래로 떨어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월20일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부터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5만건을 계속 넘기며 고공행진 해왔다. 번호이동 건수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가입자를 서로 빼앗은 수치로, 보조금을 많이 줄수록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어 시장 과열 지표로 쓰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번호이동 건수는 4만2842건을 기록했다. 하루에 1만4280건씩 발생한 셈이다. 방통위의 시장 과열 가이드라인은 2만4000건인데 이보다 1만건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통사 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이 1만5143건, KT가 1만4352건, LG유플러스가 1만3347건을 나타냈다.
업계는 시장이 이처럼 급속히 가라앉은 이유를 방송통신위원회가 29일 오후부터 이동통신 시장 불법 보조금 관련 사실조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동통신 3사가 68일간의 영업정지를 마친 지 1주일 만에 또다시 시장이 과열되자 불법 보조금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결과에 따라 시장 과열을 주도한 1개 사업자만 대상으로 특별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라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G3 예약가입 물량 때문에 지난주 5만건을 계속 넘기다 토요일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1만3000건으로 확 꺾였다"며 "방통위 조사에 시장이 오랜만에 가라앉았지만 이 상황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휴대폰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시장이 냉각되자 휴대폰 판매 물량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갤럭시S5 등 최신 휴대폰에도 법정 보조금 27만원을 주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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