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00억원 신탁계약 공지…하나투어 등 주가영향은 미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를 취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 하락시 주가부양 측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두산은 3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체결 기관은 우리은행과 KDB산업은행이며, 계약기간은 내년 5월28일까지다.
두산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2011년과 2012년에는 2차례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부양에 힘을 써왔다. 2007년 31만3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글로벌경기 침체로 인한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지난해 6월 12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올해 13만원 언저리를 맴돌면서 최근 주가흐름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신규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하방경직성 확보로 투자매력이 높아졌다"며 "지난 2012년 자사주의 50% 소각에 이어 남은 자사주 20%(6000억원) 소각 등이 전망되면서 향후 주가흐름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진입에 성공하며 오름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하나투어가 지난달 9일 66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데 이어 22일에는 63억9000만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달 20일 고영이 31억6400만원 규모, 29일 메디톡스가 13억7000만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이밖에 나라엠앤디, 이노칩, ITX시큐리티, 알티캐스트 등 총 8건의 자사주 취득 결정 공시가 있었다. 전년 동기 자사주 취득 예정 공시가 불과 4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 결정에 따른 주가 영향은 미미하다. 지난달 9일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하나투어의 주가는 30일 오전 9시8분 기준 6만5300원으로 9일 종가보다 100원(0.15%) 하락했고, 29일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두산의 주가는 30일 12만9000원으로 전날보다 되레 1000원(0.77%) 떨어졌다. 이노칩도 자사주 매입 발표 다음날인 27일 주가는 1만2100원으로 전날보다 100원(0.82%)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서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많았다"며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경우는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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