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라이트서 6타 차 압승, 시즌 2승째, 박인비는 공동 8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철녀(鐵女)'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기어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스톡턴시뷰골프장(파71ㆍ6155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여 2위와 무려 6타 차 압승(16언더파 197타)을 일궈냈다. 지난달 노스텍사스슛아웃에 이어 시즌 2승이자 통산 10승째, 우승상금이 22만5000달러다.
무엇보다 59주간 세계 정상을 지킨 박인비(26ㆍKB금융그룹)를 밀어냈다는 게 빅뉴스다.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랭킹 1위에 올라 4주 만에 박인비에게 자리를 내준 뒤 1년2개월 만이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2위에서 추격하던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이 1오버파로 자멸했고, 더 이상 루이스를 저지할 대항마가 없었다. 루이스는 3, 4번홀 연속버디로 독주를 시작했고, 후반 10, 11번홀 연속버디로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다.
척추에 나사못이 박혀 있는 선수로 유명하다. 8살 때 골프를 시작했지만 11살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고 고등학교 때까지 교정기에 의존하다 결국 척추에 철심을 받는 대수술을 받았다. 2005년 다시 골프를 시작해 200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투어 아칸소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일궈냈지만 대회가 폭우로 1라운드로 종료돼 공식 우승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연도 있다.
2008년 프로로 전향한 뒤 퀄리파잉(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는 등 남다른 가능성을 과시했고, 2011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를 꺾고 메이저챔프에 등극해 드디어 미국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역시 세계랭킹 1위 박인비의 '메이저 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저지하는 동시에 자신의 메이저 2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도 흔들림이 없는 모양새다. 12차례 등판에서 10차례나 '톱 10'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6차례는 '톱 3'다. 루이스를 포함해 박인비와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까지 톱랭커 4인방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체력도 놀랍다.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을 제외하고 전 경기에 출장했다. 기록 역시 압도적이다. 상금과 평균 타수, 올해의 선수 등에서 모두 1위다.
"1위가 되는 시나리오를 지겨울 만큼 들었다"는 루이스는 "그래서 (세계랭킹 1위가) 더욱 특별하다"며 "1위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체력관리에 초점을 맞춰 더 나은 골프를 치다"는 포부를 더했다. 크리스티나 김이 2위(10언더파 203타), 강혜지(24)가 공동 3위(9언더파 204타), 박인비는 공동 8위(7언더파 206타)에 그쳤다.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까지 메이저 3연승의 위업을 달성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우승 갈증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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