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부품 납품 과정서 비자금 조성 혐의…정도원 회장 父子 출국금지 조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민관유착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삼표그룹 오너 일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후곤)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대현 전무가 철도부품 납품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정 회장 일가의 비리 혐의와 관련해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조만간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쓰였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삼표그룹은 정 회장이 83%, 정 전무가 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계열사인 삼표이앤씨는 국내 최대 철도궤도 업체로 레일체결장치나 분기기, 레일 등의 부품을 공급하고 철도 유지보수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30년 넘게 철도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삼표는 철도궤도용품 전체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검찰은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과 서울메트로 직원(5급)에 대해서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8일 철로 납품비리와 관련해 철도시설공단 본사와 납품업체, 관련자 자택 등 40여곳에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각종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김 전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 출신으로 2011년 이사장에 취임한 후 지난 1월 사직했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과 같은 국토교통부 출신 관료들이 공단에 포진해 있고, 철도대학 등 특정학교 출신 공단 임직원들이 민간업체로 진출하면서 비리사슬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2004년 이후 공단에서 발주한 공사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호남고속철도 사업과 인천공항철도 연계사업, 대구·부산 간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 등의 납품·계약 과정 전반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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