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권용민 기자] 애플이 미국 헤드폰 및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비츠 인수대금으로 26억달러의 현금과 4억달러어치 애플 주식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수 작업은 오는 9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비츠는 애플에 인수된 후에도 비츠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한다. 또 비츠를 창업한 힙합 가수 닥터 드레와 음악업계 베테랑 지미 아이오빈이 애플에 합류한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애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두 사람이 애플 음악사업부문 수석임원을 맡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무게를 두고 있는 분야다. 애플은 음악 다운로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비츠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기존 다운로드 방식에서 이미 강자로 자리 잡은 만큼(2012년 기준 전 세계 매출의 약 75%)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스트리밍 방식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지털미디어 다운로드를 통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를 통해 매출 다각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쿡 CEO는 "비츠 인수를 통해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음악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애플의 비츠 인수는 애플의 단 하나 밖에 없는 브랜드 '애플'에 마니아층이 두터운 새로운 브랜드 '비츠'를 추가했다는 점, 또 이를 통해 음악 사업부문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애플의 비츠 인수는 애플의 기업 인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1500억달러가 넘기 때문에 이번 인수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다. 애플의 기존 최대 규모 인수는 1997년 잡스를 애플로 복귀하게 만든 넥스트 인수였으며 당시 인수 규모는 4억 달러였다.
쿡 CEO도 이번 인수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월가에서는 애플의 비츠 인수가 쿡 CEO에게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비츠 공동 창업자들의 역할, 자산 평가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수 제안가도 32억달러(약 3조원)로 지금보다 높았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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