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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베트남 조선소 인수설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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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 압박에 다른 계열사 불이익 갈까 '전전긍긍'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때아닌 베트남 조선소 인수설로 삼성중공업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공개적으로 삼성그룹의 현지 조선소 인수설을 점화하고 있어서다.

28일 현지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최근 국영 조선소인 베트남조선산업총공사(SBIC) 산하 자회사인 깜라인만(Cam Ranh Bay) 소재 조선소의 지분 최대 50%를 삼성중공업이 인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해 응우웬 홍 쯔엉(Nguyen Hong Truong) 베트남 교통부 차관은 "삼성중공업이 '할룽(Ha Long) 조선소 인수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당 기사는 사실 무근"이라며 "베트남 현지에서 조선소 인수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베트남 조선소 인수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와 같은 입장이다.

마냥 근거 없는 소문으로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가 삼성그룹의 자국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황 쭝 하이(Hoang Trung Hai) 베트남 부총리는 지난 3월 관련부처에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삼성의 투자 또는 참여를 이끌어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기사 내용을 부인했지만 삼성그룹은 베트남 정부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두루뭉술'한 답을 내놨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국가 차원에서 첫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하고 상호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주요 사장단이 대거 베트남을 방문해 동반성장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협력대상 사업에는 전력ㆍ도시개발ㆍ공항ㆍ공공분야 정보통신사업 등과 더불어 조선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당시 방문은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의 베트남 진출 지원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조선소 진출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의 셈법은 다르다. 삼성그룹이 베트남을 전략 교두보로 삼은 마당에 삼성중공업이 자국의 조선사업 구조조정에 참여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적자상태인 SBIC 조선소 민영화가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다. SBIC는 베트남 전체 조선 수주 물량의 70%를 담당했다가 방만경영으로 인해 문을 닫은 '비나신'이 전신이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SBIC의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구설수에 오른 삼성중공업만 난처한 형국이다. 베트남 정부가 나서서 SBIC 지분 인수설을 퍼트리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과 베트남 정부가 업무협약을 맺은 이상 다른 계열사로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해외 조선소 운영이 자리 잡으려면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수익성 악화로 상황이 좋지 않은 삼성중공업이 조선소 운영에 섣불리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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