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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명보 패션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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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자니 데이먼(41)은 2004년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주역이었다. 장발과 얼굴을 뒤덮은 수염으로 유명했다. 그해 동부지구 결승에서 레드삭스에 역전패한 뉴욕 양키즈는 2006년 자유계약선수가 된 그와 계약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데이먼의 모습에 모두 놀랐다. 그는 단정하게 이발을 했고, 수염도 밀어 버렸다.


양키즈는 자유가 넘실거리는 도시, 뉴욕의 자랑이다. 그런데 양키즈 선수들은 예외 없이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양키즈의 줄무늬 경기복에는 번호만 새긴다. 선수의 이름은 들어가지 않는다. 장발도 턱수염도 안 된다. 원정을 떠날 때 선수들은 고급 정장을 빼입는다.

양키즈의 엄한 드레스 코드는 최고의 팀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원 팀의 정신’의 정신이 깃들여 있다. 그들에게서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정신이 읽힌다. 이 정신이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가능하게 했다.


기자는 이 정신을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 팀에서 발견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 부임한 뒤 대표선수들의 드레스 코드부터 정했다. 선수들은 정장 차림으로 파주 국가대표 훈련장(NFC) 입구에 도착해 본관까지 약 500m를 걸었다.

선수들은 정장에 익숙하지 않아 무더위에 겨울 양복을 입는가 하면 넥타이를 맬 줄 몰라 쩔쩔매기도 했다. 그러나 어색함은 곧 사라졌다. 선수들의 표정과 태도도 달라졌다. 그들은 ‘원 팀’을 외치며 태극마크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되새겼다.


홍명보 호(號)는 13일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새해 첫 일정이다. 기간은 3주. 결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출국을 앞두고 잠시 소란이 일었고, 약간은 모양 사나운 장면도 있었다.


선수들은 편한 옷차림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코칭스태프가 건네주는 운동복을 받아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정장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나타나던 선수들이 이 날은 왜 옷가지를 옆에 끼고 공항을 누벼야 했을까?


고된 여행이기에 기자도 정장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홍명보호의 정신도 선수들의 의지만으로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표 팀의 자존심이 옷차림에만 있지 않지만, 최선의 지원은 협회가 할 일이다. 대표 팀은 모든 면에서 우리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이므로.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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