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서 1오버파 쳐 공동 64위, 랭킹 3위 스텐손은 유럽서 추격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011년 8월8일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파70ㆍ7400야드).
애덤 스콧(호주)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850만 달러)이라는 빅 매치를 제패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이 우승이 바로 지난주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스콧이 '제2의 전성기'를 연 출발점이었다. 스콧은 당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우승을 합작해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어려서부터 '호주의 골프신동'으로 주목받았던 스콧은 24세인 2004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으로 곧바로 월드스타로 도약했다. 하지만 2008년 4월 바이런넬슨 우승 직후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져 순식간에 존재감이 사라졌다.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라는 미녀 테니스스타와 연애하다 헤어진 직후라 '실연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이바노비치와 결별한 2009년 17차례 등판에서 10차례나 '컷 오프'를 당할 정도로 정신을 못 차렸고, 2010년에서야 텍사스오픈 우승으로 부활 모드에 돌입했다. 샤프트가 배꼽까지 오는 밸리퍼터를 선택해 퍼팅난조를 극복했고, 여기에 윌리엄스라는 '황제의 캐디'가 가세해 동력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호주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가속도까지 붙었다.
8월 더바클레이스 우승으로 랭킹 2위, 올해는 우즈의 부상으로 랭킹 1위의 자리에 '무혈입성'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1주일 만에 다시 2위로 밀려날 수도 있는 내려올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이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골프장(파70ㆍ7204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640만 달러) 첫날 1오버파를 쳐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ㆍ5언더파 65타)과는 6타 차 공동 64위(1오버파 71타)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해 11, 15, 17, 18번홀 등 전반 9개 홀에서만 보기 4개를 쏟아내는 등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61.1%)이 흔들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에는 다행히 1, 2번홀의 연속버디로 포문을 열었고, 8번홀(파3)에서 버디를 더해 분위기를 바꿨다. 스콧 역시 "샷 감은 나쁘지 않았다"며 2라운드를 기약했다.
스콧에게는 랭킹 4위 매트 쿠차(미국)가 2오버파로 동반 부진해 공동 82위에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변수'는 그러나 같은 기간 잉글랜드 서리 웬트워스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유러피언(EPGA)투어 BMW PGA챔피언십(총상금 475만 유로)에도 있다. 랭킹 3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성적이다. EPGA투어 메이저대회라 스텐손의 성적이 스콧보다 더 좋으면 여기서도 랭킹 1위가 뒤바뀔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스텐손은 공동 8위(4언더파 68타)에서 1라운드를 마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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