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녹십자가 2012년 출시한 세계 두 번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소아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헌터증후군은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희귀질환이다.
녹십자는 6세 미만 헌터증후군 환자에 대한 ‘헌터라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임상 결과가 지난 2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제13회 MPS(뮤코다당증) 심포지엄을 통해 발표됐다고 22일 밝혔다.
헌터증후군은 리소좀(세포 내 소기관 중 하나)의 IDS(Iduronate-2-sulfatase)효소가 결핍돼 글로코사미노글리칸(산성뮤코다당)이 비정상적으로 세포 내에 축적되고 이 때문에 골격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이 몸에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국내에는 70여명의 헌터증후군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라제’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한 효소를 환자에게 주사해 헌터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개선해주는 의약품이다. ‘헌터라제’ 출시 전까지 전세계적으로 단 1개 치료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연간 300억원 정도의 약품을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녹십자는 2010~2011년 6~35세 사이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헌터라제’의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헌터라제’의 소아 임상 시험은 6세 미만의 헌터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헌터라제 투여 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자 2012년부터 52주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실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연자로 나선 아주의대 의학유전학과 손영배 교수는 “임상시험기간 동안 안전성에 관한 유의한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고, 뇨를 통해 배출된 글로코사미노글리칸의 양이 전반적으로 감소된 추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임상에서 성인 뿐만 아니라 6세 미만 헌터증후군 환자에게서도 헌터라제 투여 시 글로코사미노글리칸의 분해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녹십자 관계자는 “헌터라제가 6세 미만의 헌터증후군 환자에서도 6세 이상 임상시험과 유사한 안전성과 유효성 결과를 나타냈다”며 “6세 미만의 소아 환자까지 사용 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응증 변경 신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녹십자는 향후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헌터라제’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고, 시장의 절반 이상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헌터라제’를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 미FDA로부터 임상 시 최대 50% 세금감면과 신속심사, 허가비용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미국 현지 임상과 품목허가가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녹십자측은 기대하고 있다. 연간 11%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5천억 원에 이르며 수년 내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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