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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원장 선거두고 연세대 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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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다음달 18일 열리는 17대 연세의료원장 선거 방식을 두고 연세대학교 재단과 의대 교수들이 충돌했다. 재단 이사회에서 선거로 뽑힌 연세의료원장을 앞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의대에서 크게 반발해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재단은 지난달 하순 개최된 이사회에서 향후 투표로 선출되는 의료원장의 보직 임명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재단 측은 연세의료원장의 대학 내 직책이 부총장인 만큼 다른 부총장들과 마찬가지로 총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대 교수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장은 다른 대학병원 의료원장과 다르게 의대 교수들의 선거로 선출돼 온 만큼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원옥 교수평의회 대표는 최근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면담하고 지금까지 선거로 선출됐던 의료원장의 보직 임명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정 총장은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교수평의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재단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의대는 10여명의 교수가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재단 측과 정면으로 맞설 계획이다. 비대위는 오는 21일 오후 6시 의대 강당에서 재단 이사회 결정에 반대하는 공청회 및 자율권 수호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또 오는 27일에는 재단 이사장을 항의 방문하고 이사회 주요 인물들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연세의대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사회에서 의료원장의 선거 방식까지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이런 결정은 연세의료원의 전통적인 자율성을 해칠 뿐 아니라 향후 위상과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 측의 이번 결정은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병원이 연세대로 통합된 이후 지속된 양측의 미묘한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독립성이 컸던 세브란스병원은 통합 이후에도 교수 선거를 통해 원장을 선출하며 자율성을 보장받았다.


국내 대학병원 중에 교수들의 선거로 원장을 선출하는 곳은 연세의료원이 유일하다. 그러나 연세의료원장의 인사를 재단이 좌우하게 되면 병원의 자율성이 훼손되는 것을 의대 교수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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