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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담화]눈물의 책임통감…국정동력 회복 계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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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대국민사과와 관료사회 개혁 방안 등을 담은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청와대 안팎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해양경찰청 해체나 안전행정부 기능 재편 등 눈에 띄는 대책을 담화 앞부분에 배치해 강조했지만, 부처 기능의 재배치 차원이란 측면에서 수만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세월호 침몰 사고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국민사과와 책임 통감 부분은 청와대를 향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예전보다 진일보한 면모를 보였다. 애초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 등 내부 회의에서 착석한 채 참모들 앞에서 사과의 뜻을 전해온 박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생방송 되는 카메라 앞에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간 자주 써오던 '적폐', '엄벌' 등 '타인을 향한 분노'를 자제하고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돌린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담화를 계기로 취임 후 최대 위기를 극복하고 규제혁파ㆍ공기업개혁, 통일대박론 등 집권 2년차 핵심 국정과제에 집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론 환기 측면에선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해경 해체, 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등 신선하고 과감한 대책이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박 대통령이 생방송 TV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처음 목격하게 된 것도 정서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 처음과 마무리 두 번에 걸쳐 자신이 이번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는 지 그 태도를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 분노하시는 이유를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시작함으로써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음을 밝혔다. 또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이었다" "저의 모든 명운을 걸겠다"는 감정표현도 취임 후 어떤 연설문에도 등장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박 대통령은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회피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대책 측면에선 관료사회 개혁이 핵심과제로 꼽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가 민관유착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는 것만이 재발을 막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은 "민관유착은 비단 해운분야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년 간 쌓이고 지속되어 온 고질적 병폐"라고 진단하며 "그래서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퇴직 공무원이 유관 단체에 취업하는 길을 현재보다 크게 제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공무원 임용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근본 처방'을 내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관료들의 '끼리끼리'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전문성을 확보한 민간인의 공무원 임용을 50%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아예 고시제도를 폐지해 민간수시채용으로 공직사회에 '개방성'과 '창의성'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은 당장 관료사회의 저항과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청년들의 반발이 불가피하지만 철밥통 공직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불가파한 조치라는 여론도 적지 않다. 역대 정부가 출범 때마다 시도하다 좌절한 관료개혁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박 대통령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청해진해운의 비리와 비정상적 사익추구를 꼽았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담화문에서 2쪽 반을 이 부분에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탐욕적인 이익만 추구하다 이번 참사를 내고 말았다"며 "많은 국민들이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 유착이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의 행동은 "사실상 살인행위"라는 말도 했다.


이런 발언은 그 지적의 적합성을 떠나, 세월호 사고를 향한 국민적 분노를 일개 업자에게 돌리는 '희생양 만들기'라는 논란을 가중시킬 여지도 있어 보인다. 청해진해운의 문제점과 그 사주들의 비리행각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한 것은 사실이나, 지나치게 화살을 집중하는 것은 참사의 본질적 원인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비판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집권 2년차 핵심과제로 삼은 국정과제들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좌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여러분께 약속드린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담화가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과제 재가동 위한 최소한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인가는 당장 6ㆍ4 지방선거 결과가 중대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의 명운도 극명히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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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주요 발언


 #대국민사과ㆍ책임 통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그 가족들의 여행길을 지켜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듭니다.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
 #정부조직 개편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수부의 해양교통 관제센터(VTS)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하겠습니다."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록 하겠습니다"
 "국가안전처의 이러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안전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할 것입니다"
 "첨단 장비와 고도의 기술로 무장된 특수기동구조대를 만들어 '골든타임'의 위기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습니다"
 #관료사회 개혁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서로 봐주고, 눈감아 주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내겠습니다."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그리고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이 되는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진상규명ㆍ피해자대책
 "국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보상을 하고, 사고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특별법안을 정부입법으로 즉각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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