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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남자가 사는법(18)]스스로 거세하는 말 "내가 왕년에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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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주인이 되는 법 지금부터 고민해야

[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강연 제안을 받았다. 한 인터넷신문사에서 대덕연구단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5~10회 글쓰기 강연을 해달란다. 준비가 안됐다고 거절했다. 그런 뒤 강연자료를 준비해 본다. 신난다. 언젠가는 해볼 요량으로 재미난 강연을 위해 자료를 준비한다. 말로 대충하는 것과 실제로 준비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겨서 실제 도움이 될 강연을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준비한다.


 1강의 제목은 '그리움이 그림이 되고 글이 되고'로, 2강의 제목은 '글짓기 말고 글쓰기 하자-자기 것을 쓰자'로 잡았다. '자기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려다 또 막힌다. 뒤로 넘어간다. 100세시대를 쓰면서도 자기 것-주인으로 살기를 쓰려다 막혀서 얼렁뚱땅 뒤로 미룬 적이 있다. 주인으로 산다는 게 과연 무엇이며, 가능한 일인가?

 대통령도 주인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도 주인대접 못받는다고 항상 정치인들을 나무란다. '인생'과 '주인'을 넣고 검색했다. 어떤 책이 나온다. 겸손해라, 욕정에 반하는 즐거움을 찾아라. '하라'와 '마라'가 200가지 나온다. 머슴이 될 지경이다. 말 그대로 '오너'가 주인이다. 가진 게 없으면 주인되기를 포기해야 하나.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부는 언덕에 이름모를 잡초야…아무 것도 가진 게 없네." 나훈아의 잡초다. 민초들이 가진 게 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네'와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다'와 '불알 두 쪽 밖에 없다'는 같은 뜻이다. 이상하게 인체의 한 부위가 자주 등장하면서 한 쪽으로 글이 흐른다. '글을 흐르게 하라'도 강연 제목중 하나다.

 두 쪽 밖에 없는데 주인이 될 수 있나.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강연제안을 받기 직전에 세종에서 글쓰기 교실을 열겠다는 생각을 비쳤다가 거절당했다. 누구인지는 비밀이다. '(나보다) 더 잘 할 사람이 많다'는 게 이유다. 거절당한 경험과 강연제안이 오버랩되면서 "아! 이러면 주인으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정리해 보자. 첫째, 나는 글을 쓴다. 직책과는 전혀 관계없다. 기자, 차장, 본부장, 부장, 논설위원, 대기자. 직책과 관련없는 '글쓰는' 기능이 있다. 둘째, 나보다 잘쓰는 사람이 많다. 세종시에서 수백명, 대한민국에서 수만명,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이 나보다 글을 잘 쓴다. 열배 곱해도 된다. 셋째, 그래도 굴하지 않고 또 쓴다.


 우선, 주인으로 살려면 몸에 붙은 기능이 있어야 한다. 글쓰기 말고도 많다. 세종청사에는 40년동안 공무원 머리를 만진 이발사 정원영씨(64)가 있다. 세종시에서 가장 행복해 보인다. 둘째, 꼭 일등일 필요는 없다. 글재주는 있어도 다른 일로 너무들 바쁘다. 내가 열심히 하면 된다. 사업적 성공이나 다른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는 전제다.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 있고 즐길 수 있으면 된다. 승부의 개념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자그마한 경제적인 기회도 찾아올 수 있다. 취미도 마찬가지다. 주인으로 살려면 춤추기, 사진찍기, 등산하기 다 훈련을 통해 내몸에 붙여야 한다.


 셋째, 내가 결정권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면 된다. 이게 중요하다. 대덕연구단지가 아니면 동사무소도 좋다. 동사무소에서 거절당하면 동내도서관, 사랑방에 간다. 결정의 범주를 낮추면 된다. 대개 직책과 권력은 잠시 맡겨진 것이다. 직책과 권력에 무관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과감하게 행동에 옮기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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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내 몸뚱아리로 내가 결정해서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공부하고, 실천하는 게 100세시대에 주인으로 사는 왕도라고 결론내렸다. 전 회장, 전 국회의원, 전 사장, 전 국장 000보다는 글쟁이 000, 이발사 000이 훨씬 낳다. 가늘고 길게 전성기를 이어간다. 전성기 때의 직책만 강조하는 것은 "나는 거세됐다"고 자백하는 행위다. 두쪽도 없다.


 "글재주거나 이발 기술이 나는 없잖아"라고 포기하지 말라. 수십년동안 살아 왔으니 반드시 뭔가 있다. 나도 그 속에서 찾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안 보인다 하지 말고 찾아보라. 틀림없이 두 쪽 말고 뭔가 더 있다. 스스로 거세하지 말자.
 세종=최창환 대기자 choiasia@




최창환 대기자 choiasi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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