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통신·자원·환경·기계·바이오 등 12개 산업 유망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남북한이 통일을 이루면 한국의 첨단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해 중국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대연)은 최근 발표한 '통일 한국의 12대 유망 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2050년 통일을 전제로 추산한 통일한국의 경제 위상을 이같이 예상했다.
현대연은 통일에 따른 경제활동 기반의 변화를 7가지로 꼽았다. 통일이 된 뒤 우리나라는 사실상의 섬나라에서 대륙경제 국가로 바뀌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내수시장을 확보하며, 자원 빈국에서 자원 부국으로 변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첨단 기술과 고효율 노동력의 결합으로 순식간에 ‘세계의 공장’으로 재도약할 수 있으며, 산업수명주기(Industry life cycle)가 연장되고, 중간 단계를 뛰어넘는 도약(Quantum Leap)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한편, 국방예산이 절감되고 군수기술의 민간 활용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현대연은 밝혔다.
장우석 연구위원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려면 1억 정도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보는데 내수경제가 8천만 명 정도로 확대되고, 중간 단계를 뛰어넘는 도약적 성장이 이뤄지는 한편, 자원 빈국에서 자원 부국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연은 또 통일 후 산업발전은 인프라→생산재·중간재→서비스산업 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주도의 계획개발 초기 단계는 생산 기반시설 확충, 도시· 산업단지 정비를통해 본격적인 경제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시기로 인프라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이어 인프라·에너지 문제가 해결되면 남한의 민간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상호보완적으로 융합되며 생산재, 중간재 산업이 본격 성장하며, 고용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으로 잠재수요가 유효수요로 전환되면서 소비재·서비스 관련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연은 이 과정에서 12개의 성장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 초기에는 인프라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고 건설·전력·통신·자원·교통 산업이 유명하고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 뒤 생산재와 중간재 수요가 증가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기계·소재·환경·바이오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통일 초기에는 건설업이 성장동력의 핵심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한국의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초고속 통신망이 단기간에 북한에 구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채광 에너지 관련 복합단지가 북한에 건설돼, 장기로는 러시아와 몽골 지역 자원 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속철도가 한반도 전역과 동북아 지역을 일일생활권으로 묶고, 유럽철도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SRX)가 완성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까지 연결되는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연은 "통일 이후 성장이 주목되는 12개 산업에 대한 발전 전략과 상황별 추진 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통일비용을 줄이고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면서 "통일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치적, 경제적 추진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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