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여야의 6ㆍ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천에서 여야 모두 박심(朴心ㆍ박근혜 대통령 의중)과 안심(安心ㆍ안철수 대표 의중)을 내세운 후보들이 맥을 못 췄다.
새누리당은 '박심'을 내세운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이 고전한 반면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들은 선전했다. 12일 서울시장 경선 한 곳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호남을 제외한 13곳 중 당 주류의 지원을 받은 친박계는 인천(유정복), 부산(서병수), 대전(박성효), 충남(정진석), 경북(김관용) 5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경기(남경필), 대구(권영진), 경남(홍준표), 울산(김기현), 충북(윤진식), 강원(최흥집), 제주(원희룡)는 모두 비박계가 승리했다.
후보들의 '박심 마케팅'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본선에 나선 친박계 후보 일부는 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다소 밀리는 것으로 조사돼 최종 생존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합을 벌이던 인천의 유정복 후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송영길 시장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지고, 부산의 서병수 후보도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룰 경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충남의 정진석 후보 역시 안희정 현 지사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안심'을 내세운 후보들이 고배를 마셨다. 안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와 기초연금법 처리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며 측근 후보들도 고전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당은 안 대표측 인사들을 배려하기 위해 공론조사까지 도입했지만 현재까지 전략공천으로 본선티켓을 확보한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11일 경기지사 경선에선 공을 들였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탈락했고, 안 대표측 이석형 전 함평군수도 같은 날 열린 전남지사 경선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안 대표측의 마지막 카드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전북지사 경선에 나서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송하진 전 전주시장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도 경합을 벌이던 강운태 현 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황이라 이들이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경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