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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신세계, 아웃렛 무한 확장은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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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신세계, 아웃렛 무한 확장은 '오판'"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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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인터뷰
"현대아울렛, 페어플레이하자"
"산단공 지원은 커녕 걸핏하면 발목 잡아...10번은 회사 문 닫을 뻔 했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지난 2일 서울 구로구 가산동에 '현대아울렛'이 문을 열었다. 중소ㆍ중견기업들이 터전을 일궈놓은 도심 아웃렛 패션단지 한복판에 대기업의 도심형 아웃렛이 들어선 것이다.

가산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 마리오사거리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15년전 이곳에 터전을 잡은 마리오아울렛(1, 2, 3관)과 W몰, 현대아울렛 가산점(옛 하이힐아울렛)이 각축을 벌이게 됐다.


최근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사진ㆍ61)을 그의 집무실이 있는 마리오아울렛 2관에서 만났다. 마침 횡단보도 건너편 현대아울렛은 오픈 준비로 잠시 영업을 중단하고 실내 인테리어와 외관 간판 교체작업에 한창이었다.

달변의 홍 회장은 거침없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싸우는데 전략이 통하겠습니까. 프로씨름선수와 나랑 붙자면 전략이란 게 통하겠냐 말이죠. 빅3(롯데ㆍ현대ㆍ신세계) 백화점에서 아웃렛 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는 건 상당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웃렛 전문가로서 보면 그들은 큰 오판을 하고 있는 겁니다."


대형 유통업체의 활발한 아웃렛 진출에 대한 생각과 전략을 묻자 홍 회장은 기다렸다는듯이 반문했다.


현대백화점은 위탁운영을 맡게 된 현대아울렛 가산점을 비롯해 올해에만 서울 문정동, 경기 김포 등에 차례로 아웃렛을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서울역 등 도심과 경기도 파주, 여주 등 수도권, 지방 등지에 10여 곳의 아웃렛을 운영하고 있고, 올 하반기 KTX 광명역 부근과 고양터미널에도 아웃렛 문을 연다.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와 바로 옆에 오픈하는 광명역점의 경우 가산동과는 직선으로 7~8㎞ 정도 거리에 불과하다. 신세계 역시 교외형 아웃렛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홍 회장은 "아웃렛은 재고를 파는 곳인데 현재 대기업들이 하늘의 별만큼 아웃렛을 만들고 있다"며 "그 재고가 다 어디서 나오며, 그렇게 되면 변칙적인 방법을 써야하고, 재고를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한계에 부딪힌 대형 유통업체들이 너나없이 아웃렛 사업을 확장해 향후 3년 내 어림잡아 30여 개까지 늘어나는 대기업 아웃렛에 대한 위기감과 불만을 그의 화법으로 드러낸 것이다.


홍 회장은 무수하게 늘어나는 백화점과 마트, 쇼핑몰, 아웃렛들을 '하늘의 별'과 '시루 속의 콩나물'로 과장되게 비유했다. 구(區) 단위나 서울 근교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이 너무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이 왜곡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웃렛의 기본은 백화점 등에서 팔던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아웃렛들이 백화점 숫자만큼 늘어나면 결국 쥐어짜서 재고를 내놓고, 기획상품ㆍ아웃렛용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것은 거의 비정상에 가깝다"고도 했다.


이번에 가산동에 문을 연 현대아울렛에는 '페어플레이'를 강조했다. 그가 말한 페이플레이란 오랜 시간 공들여 키운 브랜드 빼가기 등을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 사례가 있었냐"는 물음엔 답변을 피했다.


홍 회장이 대기업의 아웃렛 사업 진출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상 국내에 아웃렛이라는 업태를 처음 들여와 고생했던 기억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5년 동안 우리 회사는 10번 정도 망할 뻔 했어요. (산단공이) 아웃렛 조성을 방해해서 상당히 고통을 겪었고, 머리도 그때 하얗게 샜습니다."


홍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조금만 한눈(?)을 팔면 어김없이 얘기는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에 대한 비판으로 흘렀다. 홍 회장은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는데 흡사 산단공에 대해 한(恨)이 맺힌 것 같았다.


그의 얘기는 공단에 '아웃렛'이라는 신(新)업태가 등장하려면 새로운 지원기준이 마련되거나 과거의 규제가 완화돼야 하는데 오히려 새로운 규제들이 만들어져 회사가 문닫을 위기를 수 차례 겪었다는 것이다.


그가 이곳에 마리오아울렛 1관을 짓고, 3관을 완성해 이곳에 '마리오 타운'을 건설하는데는 10년이 더 걸렸다. 이에 대해 그는 "죽을 고생을 해서 터전을 일궈놓으니 이제 앞마당에 대기업이 진출했다"고 표현했다.


홍 회장은 사업의 모체가 된 패션브랜드 '까르뜨니트'에 대한 애착이 컸다. 사업을 더 키우지 못한 이유는 "마리오의 완성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타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지만 이제 '때가 왔다'는 것을 간접화법으로 표현했다.


홍 회장은 현재 시기를 "쉽게 망하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시간이 걸려 망하려면 그냥 검토하고, 안 망하려면 검토도 하지 말아야하는 때"라고 했지만 그러면서도 "하반기부터 새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의 꿈은 '마리오아울렛을 큰 회사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명한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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