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행동' 언급 이후 유로 하락 반전…장기적 약세는 불투명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고공행진하던 유로 값이 8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달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힌 이후 하락했다.
이날 유로는 전일대비 0.5% 내린 1.3840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는 ECB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한 뒤 2년반 만의 최고치인 1.3995달러까지 올랐다. 예상대로 ECB가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가 "필요할 경우 6월에 저인플레 대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면서 하락 반전됐다. 이날 유로는 엔화 대비로도 0.74% 하락한 140.70엔을 보였다.
드라기 총재의 이같은 발언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국채 금리 하락세도 가속화됐다. 독일 10년물 국채는 0.02% 하락한 1.45%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역시 각각 2.90%, 2.93%까지 내려가면서 유로화 도입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날 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추가 조치가 어떤 형태가 될 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ECB가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비둘기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는 이날 미 경제 전문 채널 CNBC에 출연해 "유로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목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낮은 인플레와 함께 진행되는 강한 유로는 분명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ECB의 추가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유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이콥 키르케가르드 선임연구원은 "신흥국 불안과 미국의 초저금리 등이 겹치면서 유로존으로 투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경상수지 등 유럽 지표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분간 유로가 약세를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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