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흐름 좋아 은행권 '큰손 고객'으로 자리잡아
종교인 기부 돕는 상품도 '인기'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수익난을 겪고 있는 은행권에 교회와 사찰 등 종교단체는 '큰손 고객'이다. 단체 특성상 현금이 정기적으로 유입되는 데다 예금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이외에 종교인을 대상으로 종교단체를 후원하는 상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교회 대출 상품에 이어 사찰 전용 상품에 이르기까지 종교기관 상품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수협은행이 2001년 '샬롬대출'을 시작으로 교회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모가 지난해 말 1조54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은행권 교회대출의 30%를 넘어서는 수치다. 수협은행은 샬롬대출을 받은 교회의 교인을 대상으로 한 '그레이슨론'을 비롯해 2010년 사찰전용 대출 상품인 '바라밀 대출'까지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종교단체를 비롯한 공익단체를 후원하는 '행복나눔적금'을 출시했다. 나눔활동에 대한 우대 금리와 함께 500명 이상의 고객이 적금을 신규로 가입하면 지정하는 특정 공익단체, 종교단체에 후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상호 협약을 맺고 각종 전산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종교단체와 종교인들의 기부를 돕는 '우리사랑나누美' 4종을 판매하고 있다. 후원종교단체에 기부가 가능한 신도 전용 3가지와 기부금 집금 및 관리가 가능한 종교단체 전용 상품 1가지로 구성됐다. 원리금이나 이자를 후원 종교단체에 기부 시 '입출식 예금'의 최대 2.0% 금리를 우대하고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이 주어진다.
현금 유동성이 뛰어난 종교단체는 여전히 은행들의 큰손 고객이지만 최근 연체율이 늘어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교회 대출의 경우 일부 교회가 무리한 교회 신축으로 자금난을 겪은데다 신도 수도 줄어 연체율이 급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단체가 재정난에 빠져 연체율이 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현금 흐름이 좋은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대출 시스템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