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회사 3G캐피탈과 손을 잡고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전날 세계 3만8000명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추가 M&A 가능성에 대해 밝혔다.
버핏 회장은 "3G와 또 다시 파트너를 이뤄 대형 M&A를 성사시킬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3G는 이쪽 분야에서 굉장히 일을 잘 한다"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 캐첩 회사인 하인즈를 233억달러에 인수할 때에도 3G캐피탈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한 버핏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올해에도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배당 보다 현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너 나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480억달러(3월 말 기준)에 이르는 회사의 현금을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한 주주의 제안에 답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배당 성향이 높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버핏 회장의 뜻에 따라 지난 50여년간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카콜라의 성과급 지급 결정 투표에 대해 기권표를 던진 이유도 해명했다.
그는 한 때 코카콜라가 임직원에게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비난했지만 성과급 지급 결정 투표에 기권하며 "코카콜라 경영진과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고 심정을 밝혔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차기 회장으로 장남 하워드 그레이엄 버핏을 지목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문화와 가치를 지키는 역할에 그가 가장 적합하다고 이유를 댔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의 1분기 투자실적은 다소 저조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1분기 순익은 47억1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1분기 순익 48억9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일부 투자 결과를 제외한 영업이익 또한 주당 2149달러로 1년 전 2302달러를 넘어서지 못했다. 시장의 기대치 주당 2171달러에도 못 미쳤다.
버크셔의 여러개의 핵심 사업 가운데 재보험 사업과 철도 사업이 1분기 부진한 순익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에너지와 유틸리티 사업은 결과가 좋아 그나마 1분기 순익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다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1분기 매출액은 454억5000만달러로 1년 전 보다 3.6% 증가했다. 버핏이 선호하는 자산 측정 지표인 주당순자산가치(per-share book value)도 1분기 주당 13만8426달러를 기록, 지난해 말 13만4973달러 보다 증가했다.
버크셔의 A주 주가는 올해 들어 8.1% 상승해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1.8%를 크게 넘어섰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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