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평의에 착수한 삼성·애플간 2차 소송 배심원들이 재판부에 추가로 질문지를 제출했다. 배심원단은 애플이 애초에 삼성에 대한 소송을 시작하면서부터 구글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삼성이 반소를 통해 애플의 침해를 주장한 2개의 특허는 어떤 경로로 사들이게 됐는지 등에 관심을 갖고 평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삼성에 대한 소송을 결정했을 당시 구글이 언급됐는지 등을 묻는 추가 질문지를 제출하며 이에 대한 답변을 이번 재판을 맡은 루시 고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 판사에게 요청했다.
배심원단은 잡스가 삼성에 대한 소송을 결정했던 순간에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 때 그가 어떤 말을 했는지, 이번 소송에 어떤 방식으로든 포함된 구글에 대한 언급이 향후 진행할 소송의 방침에 포함돼 있었는지가 첫 질문이었다. 이는 애초부터 애플이 구글을 염두해 둔 것인지가 평의 과정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삼성 측은 이번 소송이 시작된 후 줄곧 "애플이 침해를 주장하는 5개의 특허는 모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포함된 내용"이라며 "이는 구글의 혁신성에서 비롯된 결과물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 왔다.
이어 배심원단은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데이터 태핑 등 5개 특허를 어떻게 선택하게 됐는지, 해당 내용이 애플 임원들에게 언제 확인됐는지를 질문했다. 또한 삼성이 반소를 통해 애플의 침해를 주장한 2개의 특허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물었다. 해당 특허들을 삼성이 사들일 당시 이를 추천한 사람은 누구인지도 추가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 측이 주장한 것처럼 삼성이 특허침해 소송을 위해 이들 특허를 사들였는지 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추가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뭐라고 얘기하거나 기록했는지도 궁금해했다. 이후 어떤 후속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 같은 추가 질문에 대해 고 판사는 "배심원단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들에 대해서만 고려해야한다"며 "보충자료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29일 양측의 최후변론 후 평의에 착수한 배심원단은 이번주 내 평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양측의 이의제기 절차를 거친 후 재판부의 1심 판결이 나오게 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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