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독점 논란 무마 위해 차터에 가입자 390만명 인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인 컴캐스트가 경쟁사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스에 회원들을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워너 케이블과 합병을 추진 중인 컴캐스트가 독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컴캐스트는 독점 논란을 무마시키기 위해 타임워너 케이블의 가입자 390만명을 차터에 넘겨주기로 했다.
컴캐스트는 우선 차터에 타임워너 케이블 가입자 140만명을 넘겨주기로 했다. 차터는 가입자를 넘겨받는 대가로 현금 약 73억달러를 컴캐스트에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50만명은 계열 분리를 통해 줄일 계획이다. 계열 분리된 회사의 지분은 컴캐스트가 67%, 차터가 33%를 갖는다. 차터는 계열 분리된 회사의 지분을 2년 동안 늘릴 수 없다. 하지만 이후 2년 동안에는 제한적 지분 확대가 가능하며 최종적으로 4년이 지나면 자유롭게 지분을 늘릴 수 있다.
계열 분리된 회사의 회장은 차터의 톰 루틀리지 최고경영자(CEO)가 맡기로 했으며 양 사는 계열 분리된 회사를 향후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양 사는 계열 분리된 회사의 가치가 약 14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차터와 컴캐스트는 또 지리적인 이점을 고려해 타임워너 케이블 가입자 160만명과 타임워너 케이블 가입자 160만명을 맞교환키로 합의했다. 가입자 맞교환에 따라 뉴욕과 로스앤젤러스 지역 차터 가입자가 컴캐스트로 넘어갈 전망이며 컴캐스트는 LA와 뉴욕 지역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 현재 미 4위 케이블업체인 차터는 타임워너 케이블과 콕스 커뮤니케이션스를 제치고 컴캐스트에 이어 미 2위 케이블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다만 컴캐스트와 차터는 양 측이 합의한 이번 계약이 컴캐스트가 타임워너 케이블을 인수한다는 전제 하에 유효하다는데 합의했다. 만약 컴캐스트가 타임워너 케이블 인수가 무산되면 양 측의 합의는 무산되는 것이다.
앞서 컴캐스트는 타임워너 케이블 인수를 발표한 후 가입자 300만명을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발표보다 가입자 축소 규모가 늘었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은 지난 2월 컴캐스트가 타임워너 케이블을 약 450억달러에 인수키로 양 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 1, 2위 케이블업체 간의 합병은 독점 논란을 낳았다.
최대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양 사가 합병하면 케이블 시장의 독점적 시장 지배자가 탄생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유니비전 커뮤니케이션의 랜디 팔코 최고경영자(CEO)는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이 합병하면 상위 20개 히스패닉 시장 중 19개가 합병 회사의 수중에 들어간다며 히스패닉 사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컴캐스트의 자회사인 NBC유니버셜은 스페인어 방송인 텔레문도를 소유하고 있다.
한편 이날 차터는 올해 1분기에 주당 35센트, 총액 37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의 주당 42센트, 총액 4200만달러에 비해 손실 규모를 줄였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케이블비전 시스템즈의 브레스넌 브로드밴드를 인수한 것이 매출 증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차터는 또 1분기에 케이블 가입자 1만8000명, 인터넷 가입자 13만6000명을 늘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는 각각 2만5000명, 10만7000명 늘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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