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주 뉴욕증시는 사상최고치에 근접하면서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주 부담감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제네바 합의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24일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했고 주요 7개국(G7)은 이르면 28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부적으로도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과 4월 고용지표가 공개된다. 다만 미국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미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FOMC에서도 양적완화 규모가 추가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29%, 0.08%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0.49% 밀렸고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은 1.31% 빠졌다.
◆양적완화 규모 100억달러 추가 축소될듯= FOMC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가 추가로 100억달러 축소돼 매달 매입 규모는 450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변수는 30일 공개될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연율 기준 1분기 GDP가 1.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2.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다. 개인소비 증가율도 2.0%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3.3%에 비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분기 GDP는 결국 연초 혹한에 의한 일시적 부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분기에는 다시 GDP 증가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JP모건 체이스의 브루스 캐즈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 증가율은 1.1%에 그치겠지만 2분기에는 3%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OMC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것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GDP를 제외한 2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4월 소비자신뢰지수(이상 29일) 4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등은 미 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지표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 않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4월에는 3월(19만2000개)보다 많은 21만5000개의 일자리 증가가 기대된다. 실업률도 3월보다 0.1%포인트 낮은 6.6%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절정을 지난 어닝시즌의 분위기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이베이, 트위터(이상 29일) 엑슨모빌, 마스터카드(이상 1일) 셰브론(2일) 등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일부터 3일간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러 군사훈련 재개 vs G7 추가 제재= 지표나 FOMC와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다.
지난 17일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긴장 완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분리주의를 주장하는 친러시아 민병대들이 관공서 점거 등 반 우크라이나 시위를 지속하면서 상황은 꼬여가고만 있다.
친러시아 민병대들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들을 붙잡아 우크라이나 당국에 잡혀있는 민병대 포로들과 교환을 요구하는 등 절대 물러설 뜻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는 이들 친러시아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24일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재개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 군대가 훈련을 재개한 후 러시아 항공기가 수 차례 우크라이나 영공을 침범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가 제네바 합의 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르면 28일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되레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배 하에 두려는 서방의 욕심 때문에 상황은 점차 꼬여가고 있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계속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서방 간의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어 언제든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돌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CPI 반등하나=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오는 30일 1분기 경제성장률을 공개한다. 1분기 우크라이나 GDP는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3.3% 성장을 보였지만 재차 경기가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GDP는 5개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영국은 하루 앞선 29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공개한다. 영국 GDP는 전기대비 0.9% 증가가 예상된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탯은 30일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공개한다. 3월 0.5%까지 하락했지만 4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해 반등이 기대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미국 방문 길에 오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중국은 1일 4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를 공개한다.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5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0일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공개한다. BOJ는 이번 회의에서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예상치를 수정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