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내수 부진으로 신사업 찾기에 목마른 기업들이 잇달아 블루오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히려 '레드오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수의 전문기업이 이끌어오던 시장에 업체들이 난립하며 시장 질서를 혼탁하게 만들고,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순간에 '레드오션' 된 제습기 시장=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제습기'다.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면서 제습기 시장은 연간 150만대 규모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위닉스를 위시해 코웨이·위니아만도 등 전문업체들이 제습기를 선보이며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자, 올해부터는 대기업과 중소 생활가전 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제습기 중 최초로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를 채용해 기존 제품보다 36% 가량 에너지소비를 줄여주는 '삼성 인버터 제습기' 5종을 선보였다. 제품 모델로 '피겨여왕' 김연아를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 역시 기존 에어컨 브랜드에만 붙이던 '휘센' 브랜드를 제습기까지 확장하고, 에어컨의 인버터 기술도 적용하며 중소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소 생활가전 기업들도 잇달아 출사표를 냈다. 선풍기 전문기업 신일산업과 비데 등 욕실 전문기업으로 유명한 대림통상이 제습기 시장에 본격 발을 내디뎠으며 난로 등 캠핑용품으로 유명했던 파세코 역시 내달부터 제습기 시장에 진출한다. 캐리어에어컨, 콜러노비타, 쿠쿠전자 등 이미 제습기 사업에 진출한 중소기업들도 올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잡기에 나섰다.
제습기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면서 1위인 위닉스는 국내 최초로 '5년 무상품질보증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기존 위치를 수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예상돼 목표한 1위 점유율(50%)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독점 시장 깨진 매트리스= 내수 부진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가구업계는 매트리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1위인 에이스침대의 독주 구도가 깨지면서 가구업체는 물론 유통업체들까지 잇달아 매트리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전문기업 현대리바트는 '엔슬립' 매트리스를 선보이며 5000억원 규모의 매트리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매트리스만 판매하던 현대리바트가 해외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자체 매트리스를 선보인 것. 가격을 경쟁사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보다 5∼10%가량 낮췄다. 까사미아도 지난해부터 자체 매트리스인 '드림' 라인업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100만원대 프리미엄 라인업인 '드림 멀티플렉스'를 선보이며 에이스침대를 정면겨냥하고 있다. 카레클린트도 미국 레스토닉과의 협업을 통해 올해 초 매트리스 라인업을 선보였다.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하다. 태평양자원무역이 '비본' 매트리스를 지난해부터 본격 유통하기 시작했으며 세계 1위 브랜드인 씰리코리아도 국내에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늘려가고 있다. 씰리코리아는 최근에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씰리 하이브리드 매트리스'도 선보였다. 매트리스·베게 전문기업 템퍼 역시 국내에서 프리미엄 매트리스 라인업을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은 것은 일반 가구에 비해 매트리스의 마진이 15~20%로 높은 데다, 최근 수면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한쪽으로 쏠리면 결국 새로운 레드오션을 만들 뿐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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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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